(백신 플랫폼 전쟁①)한국형 AZ·얀센 백신 노린다
SK바사·프레스티지바이오...바이러스벡터 플랫폼 백신 생산 계획
정윤택 원장 "바이러스벡터 플랫폼은 벡터 확보하는 것이 중요"
마상혁 전 대한백신학회 부회장 "능력 있는 회사 선별해서 지원"
2022-08-22 07:00:00 2022-08-22 07:00:00
SK바이오사이언스 안동공장 품질관리(QC).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뉴스토마토 고은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각국에서 백신 개발 기간을 단축하기 위한 백신 플랫폼 경쟁이 치열하다. 다만 바이러스벡터 플랫폼의 경우 벡터를 확보하고 국가의 선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950210) 등이 바이러스벡터 플랫폼으로 백신 생산을 계획하면서 한국형 AZ·얀센 백신을 노리고 있다. 플랫폼을 기반으로 다른 쪽의 치료제 개발까지 가능해 차세대 팬데믹 대응 플랫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개발된 백신형태 중 오래 사용됐고 친숙한 플랫폼으로는 약독화·불활화 백신, 단백질 재조합 백신이 있다. 
 
약독화 백신은 바이러스의 독성을 약화한 뒤 몸에 주입해 면역반응을 이끌어내는 방식의 개발 플랫폼이다. 불활화 백신은 바이러스의 감염성을 제거한 뒤 백신으로 만들어 몸에 주입하는 형태다.
 
단백질 재조합 백신은 바이러스 항원 단백질을 유전자재조합 기술로 만들어 투여하는 원리다. 노바백스와 SK바이오사이언스가 단백질 재조합 플랫폼으로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했다.
 
이처럼 약독화·불활화 백신과 단백질 재조합 백신은 오랜 기간 사용된 플랫폼인 만큼 기술의 안전성 우려는 적지만 개발 완료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게 단점이다. 
 
반면 바이러스벡터 백신은 전통 백신 플랫폼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기술로 바이러스 항원 유전자를 다른 바이러스에 넣어 백신 형태로 인체에 투여하는 방식이다. 기존 바이러스벡터는 유전자 치료 등의 목적으로 오랜 기간 연구됐고, 에볼라 백신이 승인되는 등 어느 정도 안전성이 검증됐다. DNA, mRNA 백신과 마찬가지로 변이 바이러스 발생 시 DNA 염기서열만 교체해 신속하게 대응 가능하기 때문에 3세대 백신이라는 장점을 지녔다.
 
바이러스벡터 플랫폼 중에서는 아스트라제네카와 얀센의 코로나19 백신이 대표적이다. 아스트라제네카와 얀센 코로나19 백신은 소아 호흡기 질환을 주로 일으키는 바이러스 아데노바이러스를 활용한다. 
 
현재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대조약물로 사용되고 얀센 백신은 낮은 코로나19 예방효과로 퇴출되면서 바이러스벡터 플랫폼 주목도는 떨어지지만 여전히 차세대 팬데믹 대응 플랫폼이라는 평가받고 있다. 이는 플랫폼 기술만 갖춘 상태에서 감염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만 구하면 빠르게 개발에 착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선 SK바이오사이언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등이 바이러스벡터 플랫폼으로 백신 생산을 계획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오는 2024년까지 약 2000억원을 들여 백신 생산시설 안동 L하우스에서 신규 플랫폼 시설을 구축할 예정이다. 지난해 충북 오송에 백신 센터를 완공한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백신 위탁생산(CMO)에 이어 자체 바이러스벡터 백신 생산도 추진할 계획이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그룹 제1캠퍼스 별관 전경. (사진=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전문가들은 바이러스벡터 플랫폼은 벡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또 국가의 선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장은 "바이러스벡터 플랫폼은 벡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유연한 벡터를 확보하고 유전자 조작을 통해 항원을 결부시켜 인체에 중화항체가 만들어질 수 있는 체계를 갖춘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 더 고민할 부분은 면역 강화 보조제가 잘 갖춰줘야 한다"며 "앞으로 이런 플랫폼 자체가 결국엔 세포 치료제의 개념으로서 유전자를 접목한 부분이기 때문에 플랫폼을 기반으로 다른 쪽의 치료제 개발까지 가능한 플랫폼"이라고 덧붙였다.
 
마상혁 전 대한백신학회 부회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시즌에서 백신 개발은 공익적 목적이기 때문에 국가가 지원해야 한다"며 "백신을 개발하고 추후 임상시험을 시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회사를 선별해서 집중적으로 보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과제 수행으로 백신 개발을 시행하는데 (백신을) 통합 관리하는 기구가 필요하고, 자금을 지원하되 능력 있는 회사를 선별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고은하 기자 eunh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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