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 30대 회사원 최씨는 얼마 전 페이스북 앱을 열다 개인정보 수집 등에 동의하는 업데이트를 해달라는 요청 팝업에 불쾌함을 느꼈다. "2022년 7월26일 이후에는 업데이트에 동의해야 계정을 사용할 수 있다"는 문구가 강압적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이 같은 엄포는 페북뿐만이 아니었다. 인스타그램 앱에서도 마찬가지 요구를 해왔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운영사 메타가 애플의 '앱 추적 투명성 정책(ATT)'에 대항하는 약관 변경을 추진하면서 개인정보를 과다하게 수집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페이스북은 최근 앱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개인정보 관련 정책 업데이트를 검토하고 동의해달라는 요청을 보내고 있다. (사진=김진양 기자)
메타는 지난 5월 자사 뉴스룸을 통해 "개인정보처리방침이 개정됐다"고 안내했다. 사용자 정보를 사용하는 방식을 더 쉽고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개인정보처리 방침이 변경됐다는 설명이다.
메타는 "정보를 사용하고 제3자와 공유하는 방식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추가됐다"며 "사용자의 게시물을 볼 수 있는 사람, 선호하는 광고 등 사용자 경험을 관리할 수 있도록 관련 정책과 관리 툴을 업데이트 했다"고 전했다. "국내 사용자는 시행일인 2022년 7월26일부터 메타 서비스 이용을 위해 개정된 개인정보처리방침과 서비스 약관에 동의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최근 앱 사용자에게 고지되는 팝업 알림은 해당 내용을 사용자가 보다 정확히 인지할 수 있도록 제공되는 것이다. 다만 동의를 할 때까지 요구를 한다는 점에서 일부 이용자들은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메타가 요구하는 내용은 △서비스 제공 및 맞춤화, 분석, 안전 및 보안, 맞춤형 광고 표시를 위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국가의 정부 기관, 수사 기관, 분쟁 해결 기관에 개인 정보 공유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전 세계의 지사, 데이터 센터 및 파트너 비즈니스에 개인정보 이전 △위치 기반 서비스 등이다.
메타의 이 같은 개인정보 제공의 동의를 구하는 배경에는 애플의 개인정보 강화 방침이 있다. 앞서 애플은 사용자의 개별 승인 없이는 개인 정보 추적을 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의 '앱 추적 투명성 정책'을 도입했다. 개인 맞춤형 타깃 광고를 진행하는 메타에게는 타격이 클 수 밖에 없는 정책이다. 실제로 해당 정책이 실행된 직후 메타의 주가는 급락세를 보였다.
이번 정책 변경과 관련해 메타는 "사용자의 개인정보 보호를 침해하지 않으면서도 가치를 제공하는 맞춤형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항상 노력해왔다"며 "사용자의 정보를 판매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사용자의 정보를 수집, 사용 및 공유하는 방식에 중요한 변경 사항이 있을 경우 사용자에게 적극적으로 안내하겠다"며 이용자들의 불안을 해소하려는 안내를 거듭했다.
그럼에도 이용자들은 불안함을 완전히 떨쳐내지 못한다고 입을 모은다. 메타와 달리 국내 빅테크 기업들은 대체로 맞춤형 광고를 위한 개인정보 수집은 '선택' 사항으로 두고 있기도 하다.
이에 대해 개인정보보호위원회도 예의 주시 하고 있다. 변경된 약관이 아직 시행되지 않았기 때문에 우선은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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