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아동인권 시민사회단체가 검·경의 서초 생명의샘 아동학대 사건에 대해 재수사를 촉구하고 항고이유서를 검찰에 제출했다.
사단법인 두루와 정치하는엄마들 등 총 6개 시민단체는 23일 오전 11시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5월 서초 생명의샘 교회 부속 불법 아동복지시설 관계자 3명이 영유아 6명을 상대로한 아동학대 정황을 고발했지만, 검찰은 지난달 아동학대에 대한 혐의없음 처분을 내리고 미신고 아동복지시설 운영에 대해서도 기소유예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단체는 "생명의샘에서 자원봉사한 제보자들이 참고인으로 출석해 경찰에 학대 정황이 담긴 녹취파일을 증언했지만 경찰은 다른 참고인들의 "다른 곳보다 더 잘해줬다", "아동을 진정시키려고 방에 혼자 뒀다"는 진술 내용 등을 받아들여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 아동들은 만 2세 미만 영유아로 울음소리와 몸짓 등으로 의사를 표현할 수밖에 없다"며 "운다는 이유로 영유아를 때리고 협박·감금·방치하는 행위는 심각한 아동학대"라고 지적했다.
단체는 "검찰 역시 피의자들이 우는 아동을 감금한 점과 신생아에게 젖병만 물려두고 방치하는 '셀프 수유'를 한 점을 자백했음에도 아동학대 혐의없음 처분을 내렸다"며 "셀프수유는 모자보건법 시행령에서 법적 금지행위로 아동학대가 아니라는 판단은 공범과도 같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생명의샘 교회의 미신고 아동복지시설에 대한 법적 처벌도 요구했다. 단체는 "검찰이 미신고시설을 설치하고 운영한 생명의샘 목사의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에 대해 기소유예 처분을 내린 것은 면죄부를 준 것"이라며 "아동복지법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아야한다"고 강조했다.
단체는 항고이유서와 함께 아동학대 정황이 담긴 녹취록을 이날 서울고검에 제출했다. 단체는 "녹취 파일에는 가해자들이 우는 아동들에게 고성과 폭언을 일삼고, 때리거나 텐트나 창고에 영유아들을 감금하는 정황이 반복적으로 기록됐다"며 "해당 녹취 파일의 증거능력이 일부 인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정은 사단법인 두루 변호사는 “피의자들은 피해아동이 범죄에 대한 방어 능력이 전혀 없는 점을 이용해 학대했다는 점에서 죄질이 매우 좋지 않고 범죄에 대한 추가적인 수사가 필요하다”며 "불기소 처분 결정을 취소하고 재기수사, 공소제기 명령을 내려달라"고 촉구했다.
아동인권 시민사회단체가 검찰과 경찰의 서초 생명의샘 아동학대 사건에 대해 재수사를 촉구하고 검찰에 항고이유서를 제출했다. 사진은 시민단체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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