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경동나비엔(009450)이 창사 이후 첫 매출 1조 클럽 입성을 앞두고 있다. 정체산업으로 여겨지던 보일러업계가 해외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하면서 도출한 성과라는 분석이다. 우리나라 중견기업 중 연 매출 1조원이 넘는 기업은 2%대에 불과한 상황에서 매출 1조원 달성은 중견기업 가운데서도 선도적 위치를 점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경동나비엔은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리는 북미 건축설비 관련 최대 전시회인 ‘IBS’에 참가한다. 사진/경동나비엔
13일 금융정보업체 와이즈리포트에 따르면 경동나비엔의 2021년 추정매출은 1조570억원, 영업이익은 950억원으로 집계됐다. 2020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8730억원, 670억원이었던 것에 비해 각각 20%, 40% 증가한 수치다. 업계 안팎에서는 경동나비엔의 1조원 클럽 입성은 무난하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3분까지 누적매출이 7416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2% 늘어난 수치인 데다, 보일러 산업 특성상 4분기 매출이 집중된다는 점에서, 지난해 총 매출은 1조원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분석된다. 경동나비엔은 지난 2016년 5833억원(연결기준)의 매출을 기록한 데 이어 2020년까지 각각 6847억원, 7267억원, 7743억원, 8734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몸집을 키워가고 있다.
경동나비엔의 성장은 콘덴싱 기술을 바탕으로 해외 진출에 성공한 덕분인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보일러 시장은 그간 일반 가스보일러가 대부분을 차지해 정체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었다. 하지만 2020년 시행된 대기권역관리법으로 친환경 콘덴싱보일러 설치가 의무화되면서 상대적으로 단가가 높은 콘덴싱 보일러 보급이 활발해지고 있다. 외부로 열이 빠져나가는 열을 모아 다시 온수를 데우는 친환경기술인 콘덴싱 기술을 바탕으로 경동나비엔은 세계 각지에 맞는 현지화 전략을 바탕으로 온수기와 보일러 등을 판매하며 해외 시장서 선전하고 있다.
북미 시장은 경동나비엔의 대표적인 해외 전초기지다. 2006년 법인을 설립한 경동나비엔은 순간식 온수기 보급이 저조한 이 지역에서 가스관 교체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콘덴싱 온수기를 출시하며 반향을 일으켰다. 그 결과 북미 시장 콘덴싱보일러 및 온수기 시장에서 1위 업계가 됐다. 러시아에서는 벽걸이보일러 시장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영하 40도를 넘나드는 시베리아부터 여름에 30도를 웃도는 곳을 아우르는 러시아 지역에서 'NAVIEN ACE'라는 가스보일러로 유명하다. 지난 2009년 러시아에 15년만에 찾아온 강추위로 곳곳에서 보일러 가동이 멈추는 일이 벌어졌으나 경동나비엔 제품은 아무 문제 없이 작동하며 러시아 건설성으로 표창을 받기도 했다.
실제로 경동나비엔의 전체 매출 가운데 해외 비중은 2017년을 기점으로 50%를 넘어서며 매년 커지는 추세다. 2020년 해외사업 비중은 전체의 57.61%를 차지했으며 지난해 3분기엔 67.05%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회사 관계자는 "국가별 맞춤형 전략을 통해 시장 정상에 올랐다"면서 "지속적인 투자와 시장 다변화를 통해 글로벌 고객에게 쾌적한 생활환경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경동나비엔의 2021년 실적은 이번주 초 발표될 예정이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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