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순항 LNG선)③수익성 높지만, 줄줄 새는 로열티
화물창 기술 국산화 아직…척당 로열티 5% 수준
전문가들 "적용 사례 늘려 안전성 입증해야"
2021-12-20 06:01:00 2021-12-20 06:01:00
[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국내 조선사들이 LNG선 시장을 독식하고 있지만 화물창(보관탱크) 기술에선 뒤처지면서 프랑스 기업에 막대한 로열티를 지불하고 있다.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선 국내 화물창 기술 안전성 입증을 위해 정부와 업계가 힘을 모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조선 3사가 수주한 중 LNG선 66척 중 국내 화물창 기술로 만드는 선박은 없다. 대부분의 선박은 프랑스 엔지니어링 기업 GTT(Gaztransport&Technigaz)가 설계한 화물창 기술을 적용한다.
 
LNG 화물창은 영하 162℃ 이하의 극저온과 창 안팎의 온도 차를 견뎌야 해 높은 기술력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스테인리스강으로 만든 주름진 형상의 '멤브레인 시트'를 만들어 화물창 내부에 설치하는데, 이 원천기술이 GTT 소유다.
 
국내 조선사를 포함해 세계에서 만들어지는 LNG선 대부분에는 GTT사의 화물창 기술이 적용된다. 이에 따라 조선사들은 선박 가격의 5%가량을 기술 라이센스비로 지불한다. 2000억원짜리 LNG선을 수주하면 이중 100억원을 화물창 기술료로 지급하는 셈이다.
 
지난해에도 한국 조선사들은 수주한 LNG선 36척 전량에 GTT의 화물창 기술을 적용했다. 척당 100억원으로 계산하면 GTT에 낸 로열티만 3600억원이다.
 
SK 스피카호에 탑재한 화물창 'KC-1'. 사진/가스공사
 
이 때문에 우리나라도 LNG 화물창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국내 조선업계는 이에 따라 2014년 한국가스공사와 함께 설계기술 KC-1(한국형 화물창 핵심 설계 기술)을 개발했다. 다만 국내 기술은 아직 해외에서 신뢰를 얻진 못하고 있다.
 
특히 SK해운이 2018년 인도받은 LNG선 화물창 선체 외벽에 결빙이 생겨 수리 작업에 들어가면서 선호도가 나아지질 않는 모양새다. SK해운 선박의 경우 197억원을 들여 보수했지만 또 다시 같은 결함이 생기기도 했다.
 
이런 이유로 선주들은 보다 안전성이 검증된 GTT의 기술을 선택하는 것으로 보인다. 서용석 중소조선연구원장은 "KC-1의 경우 초기 단계에서 생길 수 있는 기술적 결함에 대한 우려가 있기 때문에 해외 선사들이 여전히 주문을 꺼린다"며 "향후 적어도 3~5년은 지나야 인정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안전을 입증할만한 트랙 레코드(제품이 실제로 사용된 실적)가 필요하기 때문에 일단 국내 선주가 주문한 선박들을 중심으로 KC-1을 적용해 문제가 없다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KC-1에서 그치지 않고 더 발전된 화물창을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따라 정부와 조선 3사는 KC-1에 이어 KC-2 개발에 착수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04억원을 지원해 내년 말까지 기술을 개발한다는 목표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