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프트콘 줄게 만나자"…아동·청소년 21.3% 디지털성범죄 노출
56.4%는 성적 메시지·사진 전송 받아
27.2%, 집요한 만남 요구에 시달려
피해자 78.5% "대처 방법 몰라 대응 안해"
2021-11-30 11:15:00 2021-11-30 11:32:49
[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15세 A양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모르는 사람이 '사진을 보니 너무 이쁘다'며 대화를 걸어오자 깜짝 놀랐다. 이 사람은 대화를 조금 나눈 뒤 기프트콘을 선물해주고 싶다며 카카오톡으로 대화창을 이동하자고 했다. 그는 카카오톡에 기록된 개인정보(프로필, 이름, 생일 등)를 이용해 호감을 얻는 등의 그루밍을 한 후 성적 사진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했다. 
 
서울시 초·중·고교생 5명 중 1명은 채팅이나 SNS 등을 통해 디지털 성범죄 위험에 직접적으로 노출된 경험이이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시는 초·중·고교생 4012명을 대상으로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피해실태를 실시한 결과 21.3% 856명은 디지털 성범죄 위험에 직접 노출된 적이 있다고 30일 밝혔다.
 
디지털 성범죄에 노출된 아동·청소년 가운데 가장 많은 56.4%는 성적 메시지나 성적인 사진을 전송받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구체적으로 온라인에서 일방적으로 계속 연락을 하고 만남을 요구받은 적은 27.2%였다. 성적 이미지가 유포되거나 유포 협박을 받은 경우도 4.8%, '성적인 사진이나 성관계를 해주면 돈을 주겠다'는 제안을 받은 경우도 4.3%에 이르렀다.
 
여성 아동·청소년의 47.6%는 ‘피해 촬영물이 온라인에 퍼지지 않도록 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응답했으며, 여고생의 경우 51%가 삭제 지원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서울시는 최근 코로나19로 아동·청소년들의 인터넷 사용 시간이 길어지면서 텔레그램 'N번방 사건' 같이 미성년자를 노린 디지털 성범죄 노출위험도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디지털 성범죄 피해에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았다'고 응답한 아동·청소년은 27.5%로 가장 많았다. 이후 '가해자 계정을 차단했다'는 응답이 25.9%, '해당 온라인 매체를 이용하지 않았다' 15% 등 개인적인 차원에서만 대응했다.
 
디지털 성범죄 피해에 대응하지 않은 이유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가 78.5%로 가장 높았고, 신고나 상담을 해도 제대로 해결될 것 같지 않아서가 11.7% 순이었다.
 
서울시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아동?청소년 피해자 지원을 강화하는 한편, '서울특별시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통합지원기관'을 내년 신설해 운영할 계획이다.
 
서울특별시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통합지원기관은 3개 팀(상담지원팀, 삭제지원팀, 예방환경 조성팀) 총 15명의 전문 인력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을 기존 민간단체 보조금 운영 방식에서 공공기관 위탁 방식으로 전환해서 피해자 지원의 연속성과 안전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그동안 실시하지 못했던 삭제 지원까지 나선다"고 밝혔다. 
 
출처/서울시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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