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쌍용자동차가 내달부터 무급휴직과 1교대 전환에 돌입한다.
쌍용차(003620)는 최근 자구안 가결을 계기로 매각작업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노사는 자구안 실행을 위한 세부 방안을 협의 중이다. 무급휴직과 1교대 전환은 내달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생산직의 경우 50%가 무급휴직에 들어가면 주간조와 야간조를 기준으로 휴직 기간을 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절반이 무급휴직에 돌입하게 되면 기존 2교대에서 1교대로 전환된다.
사무관리직은 30%가 무급휴직 대상이다. 이에 따라 노사는 휴직대상을 3분의 1로 나눠 교대로 한 달을 쉬면 두 달 동안 근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 관계자는 “노사가 내달부터 무급휴직과 1교대 전환을 시행한다는 큰 틀에는 합의했다”면서 “구체적인 내용은 협의하고 있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앞서 쌍용차는 이달 초 △무급휴업 2년 △현재 시행중인 임금 삭감 및 복리후생 중단 2년 연장 △임원 임금 20% 추가 삭감 △단체협약 변경 주기 현행 2년에서 3년으로 변경 △효율적인 인력 운영 및 생산 대응 △무쟁의 확약 △유휴자산 추가 매각 등을 골자로 한 자구안을 마련했다. 자구안은 지난 7~8일 진행된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투표 참여조합원 3224명 중 52.1%(1681명) 찬성으로 가결됐다.
쌍용차가 내달부터 무급휴직 및 1교대 전환에 돌입한다. 사진/뉴시스
정일권 노조 위원장은 “자구안은 지난 2009년 아픔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고심해 마련한 안”이라며 “노조는 고용을 안정시키고 회사가 미래로 나아가는 발판을 마련하는 데 있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쌍용차는 자구안이 통과되면서 본격적인 인수·합병(M&A) 절차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쌍용차는 이달 7일 M&A 추진 및 한영회계법인과 법무법인 세종의 컨소시엄으로 구성된 매각주간사 선정 건에 대해 법원의 허가를 얻었으며, 이달 말 입찰공고를 낼 예정이다. 이르면 내달 브랜드 첫 전기차인 E-모션을 선보인다.
노사가 위기극복에 합심하고 있지만 넘어야 할 과제도 남아있다. 우선 인수 후보자 산정에 난항을 겪고 있다. 미국 자동차 유통업체 HAAH오토모티브를 비롯해 국내 전기버스 제조업체 에디슨모터스, 전기차 업체 케이팝모터스 등이 인수 의향을 밝혔지만 대다수 업체들은 인수 능력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노사가 구조조정보다 무급휴직 방안을 택했지만 매각협상 과정에서 구조조정 사안이 재점화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노조가 자구안을 가결하면서 정부의 자금지원 및 매각성사 가능성을 높였고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 “향후 2년간 무급휴직을 단행하지만 인수업체에서 고정비용이 높다고 주장할 경우 감원 등의 사안이 논의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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