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덫' 리볼빙 수익 1조 돌파할듯
9월말 기준 수익 7761억…전년 동기대비 2.3% 증가…카드사 연말 마케팅 박차
2020-12-14 06:00:00 2020-12-14 06:00:00
[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올해 카드사 리볼빙(일부 결제금액 이월약정) 수익이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지급결제 수익 감소를 만회하기 위해 카드사들이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면서다. 코로나19 대유행 속 고금리 상품을 권유한다는 비판이 제기되지만, 카드사들은 지출 규모가 큰 연말을 겨냥해 또다시 리볼빙 마케팅을 꺼내들었다. 
 
카드사들이 리볼빙 마케팅을 강화하면서 올해 리볼빙 수익 규모가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뉴시스
 
13일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올 3분기 기준 카드사 리볼빙 수익은 776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대비 2.3% 증가했다. 분기당 약 2600억원 증가한 추세를 고려하면 올해 리볼빙 수익은 1조원을 넘을 것으로 관측된다. 리볼빙은 카드결제 및 단기카드대출(현금서비스) 대금의 일부만 결제한 뒤 나머지 금액은 이월해서 수수료를 부과하는 상품으로, 장기간 사용 시 채무 상환 부담이 가중된다.
 
7개 전업 카드사 가운데 4곳에서 리볼빙 수익이 상승했다. 신한카드의 수익 증가가 두드러졌다. 전년 동기 대비 12.8% 상승한 1563억원으로 집계됐다. 금액상으로는 180억원 가까이 늘었다. 이어 우리카드의 리볼빙 수익이 397억원을 기록해 10% 신장했다. 하나카드의 리볼빙 수익은 559억원으로 전년 대비 6.8% 상승했다. 현대카드도 지난해보다 4.5% 오른 1431억원의 수익을 거뒀다. 
 
나머지 카드사들은 전년 대비 리볼빙 수익이 소폭 감소했다. 국민카드는 1677억원으로 집계돼 3.9% 하락했다. 삼성카드는 1.8% 줄어든 1254억원, 롯데카드는 4.6% 하락한 880억원을 기록했다.
 
이처럼 상당수 카드사에서 리볼빙 수익이 증가하는 데는 코로나 장기화 영향이 크다. 코로나 확산에 따른 경기 침체 여파로 대출 상환이 어려워지자 리볼빙을 사용하는 고객이 늘어난 것이다.
 
카드사들도 이런 점을 고려해 리볼빙 사용을 적극 부추기고 있다. 카드사 본업인 신용판매 수익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고금리 상품인 리볼빙 판매로 실적을 보전하려는 전략이다. 최근에도 카드사들은 지출이 커지는 연말을 맞아 다시 프로모션을 시작했다. 신한카드는 12월 한 달간 리볼빙을 신규 약정한 고객에게 마이신한포인트 3000포인트 적립 혜택을 제공한다. 국민카드는 푸시 알림을 받은 고객을 대상으로 내년 1월까지 리볼빙을 신청하면 3000원의 캐시백을 지급한다. 롯데카드도 12월 동안 리볼빙을 신청한 회원에게 캐시백 1000원을 준다.
 
카드사들은 리볼빙의 경우 일부 금액만 상환하면 연체되지 않는다는 점도 장점으로 보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리볼빙은 최소 10% 수준의 일부 금액만 상환하면 연체 기록에 잡히지 않는다"며 "물론 장기간 사용으로 채무 규모가 커지면 연체율이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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