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규제에…9억 이하 아파트로 수요 몰렸다
수도권 하락 거래 비중 39%…서울도 34%로 상승
대출 규제 이후 9억 이하 아파트 거래 비중 11.8%p 증가
고가 아파트 거래 급감, 현금 부자 중심 초고가 매수 지속
2025-08-14 14:08:59 2025-08-14 16:07:55
 
[뉴스토마토 송정은 기자] 6·27 부동산 대출 규제 시행 이후 수도권 아파트 시장 위축세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하락 거래 비중이 증가하며 매수세가 주춤해진 가운데, 서울에서는 상대적으로 대출 규제 영향을 덜 받는 9억원 이하 아파트 거래 비중이 뚜렷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4일 부동산 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7월 한 달 동안 수도권 아파트의 하락 거래 비중은 39.2%로 6월보다 4.1%포인트 증가했습니다. 반대로 상승 거래 비중은 48.1%에서 45.0%로 감소했습니다.
 
(그래프=뉴스토마토)
 
서울은 하락 거래 비중이 30.4%에서 34.0%로 늘었습니다. 경기 역시 37.1%에서 40.6%로 늘었으며, 인천도 40.6%에서 42.2%로 소폭 상승했습니다. 
 
지방에서는 세종의 하락 전환이 눈에 띕니다. 세종은 대통령실과 국회 이전 이슈로 아파트 가격이 잠시 들썩이기도 했는데요. 세종의 하락 거래 비중은 35.4%에서 45.2%로 급등했습니다. 
 
거래량 감소도 두드러졌습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자료에 따르면 7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3649건으로, 6월(1만1980건) 대비 약 70% 급감했습니다. 특히 △성동구(-88.6%) △강동구(-82.4%) △마포구(-84.5%) 등 고가 아파트 밀집 지역의 감소 폭이 컸습니다. 반면 노원·도봉·강북구 등 중저가 아파트가 많은 지역은 50~60% 수준의 감소에 그쳤습니다. 
 
(그래프=뉴스토마토)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보면, 대출 규제 시행 직후인 6월 28일부터 8월 10일까지 서울 아파트 거래의 49.5%가 9억원 이하였습니다. 이는 규제 전 37.7%에서 11.8%포인트 늘어난 수치입니다. 특히 6억원 이하 거래 비중은 14.7%에서 22.8%로 급등했습니다. 대출 한도 축소와 3단계 스트레스 DSR 적용으로 매수자들이 가격대가 낮은 아파트로 눈을 돌린 것으로 분석됩니다. 
 
반면 9억원 초과 15억원 이하 구간 거래 비중은 34.7%에서 28.6%로, 15억원 초과 30억원 이하 구간은 23.0%에서 15.6%로 줄었습니다. 흥미롭게도 30억원을 초과하는 초고가 아파트 거래 비중은 4.6%에서 6.2%로 늘었습니다. 이는 대출 규제와 무관하게 현금 자산가들의 매수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전문가들은 대출 규제 이후 하락 거래가 증가하고 중저가 아파트 거래량이 증가한 것은 맞지만 이를 하락세 전환까지는 보기 어렵다고 분석합니다. 이보다는 주택시장의 숨고르기 혹은 관망세가 더 짙어진 것으로 풀이하고 있습니다. 
 
서울 강남구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송정은 기자)
 
박원갑 KB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한국부동산원의 실거래가를 보면 매매가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나는데 표본 통계로 보면 그렇다고 하락세가 구체화된 게 아니라 상승률이 약간 둔화된 정도로만 나타난다”며 “상당히 강력한 규제책인 6·27 대출규제 시행 이후에도 강남이나 한강벨트 지역 아파트 가격은 별로 변동이 없는데, 이는 주택 시장 성향이 실거주 위주로 바뀌면서 시장 체질 자체가 강화됐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라고 말했습니다. 
 
박 위원은 이어 “다만 정부의 구체적인 공급 대책이 조만간 발표될 텐데, 그 이후 시장에 대출 규제와는 상관없는 또 다른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송정은 기자 johnnyso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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