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수출 비중 키운 보일러, 관세 충격에 '촉각'
유럽·일본 경쟁사와 관세 동일…수익성은 부담
현지 조달도, 생산기지 확보도 '당장은 어려워'
가격 인상 카드, 시장 반응 보며 '신중 접근'
2025-08-04 14:21:19 2025-08-04 16:50:47
[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 미국 수출 비중을 빠르게 늘려온 보일러업계가 한미 상호관세 부과에 따른 파장을 예의 주시하고 있습니다. 유럽·일본 등 주요 경쟁국에도 같은 수준의 15% 관세가 적용돼 조건 자체는 동일하지만 이전엔 무관세였던 만큼 국내 기업들 입장에선 수익성에 적잖은 부담이 예상됩니다. 이에 업계는 장단기 대응책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경동나비엔(009450)·귀뚜라미 등 국내 주요 보일러 제조사들은 한미 간 관세 합의 이후 대미 수출 전략 전반을 재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온수기·보일러 제품 전반에 15% 관세가 일괄 부과돼 가격경쟁력은 물론 수익 구조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 대책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미국 시장은 국내 보일러 업체에게 핵심 전장입니다. 경동나비엔은 올해 1분기 기준 전체 매출의 70% 이상을 해외에서 벌어들였고, 이 가운데 북미 매출 비중은 60%를 넘어섭니다. 귀뚜라미 역시 전체 매출의 약 20%를 해외 시장에서 올리고 있으며 오는 2030년까지 이 비중을 50%까지 확대하겠다는 목표 아래 미국 시장 공략에 주력해왔습니다. 
 
업계에선 이번 관세가 상대적 가격경쟁력보다는 전반적인 채산성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경쟁국도 같은 관세율을 적용받아 조건은 비슷하지만 그간 무관세 상태에서 확보한 수익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겁니다. 특히 미국 내에 생산기지를 두지 않은 상황에서 관세 부담은 고스란히 기업이 떠안을 수밖에 없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미국에 수출되는 보일러 제품은 유럽, 일본 기업들도 동일하게 15% 관세가 적용돼 절대적으로 불리한 조건은 아니다"면서도 "다만 국내 기업들 입장에선 수익률 하락을 피하기 어렵고, 이에 따른 대응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따라 업계는 가격 인상, 부품 현지 조달, 장기적으론 현지 생산 거점 검토 등을 방안으로 고려하고 있지만 현실적인 제약이 큰 상황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에서 부품을 조달하거나 현지 공장을 운영하는 것은 단기간에 추진하기 어려운 과제"라며 "제품 가격 인상도 시장 반응을 지켜보며 신중히 접근할 수밖에 없다"고 했습니다. 
 
다만 경쟁국들도 미국 내 생산 인프라가 없는 점은 동일하다는 점에서 관세 인상이 곧 경쟁력 약화로 직결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합니다. 경동나비엔 관계자는 "주력 제품인 콘덴싱 온수기는 경쟁사들도 현지 생산 기반이 없어, 관세 부담이 동일하게 작용하고 있다"며 "시장 점유율 유지에는 큰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실제 경동나비엔은 북미 콘덴싱 온수기 시장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미국 시장 점유율은 5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귀뚜라미 관계자는 "관세 인상은 어느 정도 예견된 사안이었고, 내부적으로 다양한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업계는 단기적으로는 수익성 하락, 중장기적으로는 북미 전략 재정비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이밖에 수출국 다변화도 지속적으로 꾀한다는 방침인데요. 고효율 보일러 및 온수기의 미주 시장 판매 확대를 기반으로, 미주뿐만 아니라 유럽, 중국, 러시아 등에서 해외 유통 채널 확장을 지속적으로 이어갈 방침입니다. 
 
귀뚜라미가 지난달 200kW급 '마이크로 CHP(열병합 발전 시스템)'의 북미 안전 규격 UL 인증을 획득하고, 미국 시장에 첫 수출을 완료했다. (사진=귀뚜라미)
  
신대성 기자 ston947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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