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국내 중견 완성차 3사인 르노코리아와 KG모빌리티(KGM), 한국GM이 내수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자동차 시장 전반의 불황과 중국 브랜드의 본격적인 한국 진출로 중위권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면서 이들 업체의 위기감도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이를 타개하고자 신차 출시에 적극나서는 모습입니다.
26일 카이즈유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업계가 올해 1~5월 내수시장에서 판매한 차량은 총 51만3011대입니다. 이 가운데 중견 3사의 판매량은 4만4976대에 그쳐 전체 시장 점유율이 8.77%에 머물렀습니다. 개별 브랜드로 살펴보면 르노코리아가 2만3574대로 4.6%, KGM이 1만4257대로 2.78%, 한국GM이 7145대로 1.39%의 점유율을 기록했습니다.
주목할 점은 같은 기간 수입차 판매량이 11만363대로, 중견 3사보다 2배이상 많다는 것입니다. 수입차를 포함한 전체 승용차 판매량(62만3374대)을 기준으로 중견 3사의 점유율은 7.21%로 더 줄어듭니다. 반면, 현대차그룹은 여전히 압도적인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현대차는19만6912대로 38.39%, 기아는 21만8785대로 42.65%, 제네시스는 5만2337대로 10.2%의 점유율을 각각 차지했습니다. 현대차그룹으로 합산하면 90%가 넘는 점유율입니다.
중견 3사의 부진한 성과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됩니다. 가장 큰 원인으로는 국내 시장 수요 변화에 대한 대응 부족이 꼽힙니다. 최근 몇 년간 친환경차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높아지고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이 변화했지만, 중견 3사는 신차 출시와 하이브리드 모델 개발이 늦어지면서 시장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여기에 최근 비야디(BYD) 등 중국 자동차 업체들의 본격적인 한국 진출로 중위권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중국 브랜드들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과 최신 기술을 앞세워 기존 중견 브랜드들의 시장 점유율을 위협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로 인해 중견 3사는 위에서는 현대차그룹과 아래에서는 중국 브랜드 포함 수입차와의 샌드위치 경쟁 구도에 놓이게 됐습니다.
이 같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르노코리아와 KGM은 적극적으로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르노코리아는 최근 전기차 세닉을 출시하며 전동화 라인업 강화에 나섰습니다. 하이브리드, 전기차, 내연기관 등 모든 파워트레인(동력 장치)을 아우르는 다양한 라인업을 구축해 시장 상황에 따른 선택의 폭을 넓히겠다는 전략입니다. 특히 세닉은 합리적인 가격대의 전기차로 주목받으며 르노코리아의 반등 가능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KGM도 라인업 다양화를 통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과거 베스트셀러였던 액티언의 하이브리드 모델뿐 아니라 픽업트럭, 다목적 차량(MPV) 등 차종을 확대하며 새 시장 개척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국내에서 상대적으로 틈새시장인 픽업트럭 분야에서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장 점유율 회복을 꾀하고 있습니다.
반면, 한국GM은 뚜렷한 회생 계획이나 신차 출시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내에 출시하겠다고 밝혔던 이쿼녹스 전기차의 출시 일정도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입니다. 업계에서는 한국GM이 본사의 글로벌 전략 변화와 국내 시장 부진으로 인해 추가적인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신차 출시는 소비자들의 관심과 기대감을 높여 구매 욕구를 자극해 내수 판매를 활성화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최소한 3년에서 5년 동안 3개에서 5개의 신차를 출시하며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홍보해야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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