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정부 건전재정 '공염불'…나랏빚 1175조 '역대 최대'
1인당 2300만원 빚져…공무원·군인연금부채 '훌쩍'
나라살림 105조 적자…'세수펑크·경기둔화' 여파
2025-04-08 17:32:53 2025-04-09 14:47:46
[뉴스토마토 박진아·김태은 기자] 지난해 나라살림 적자가 100조원대를 넘어섰습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도 다시 4%를 넘었습니다. 재정 적자 폭이 늘면서 나랏빚 규모도 1175조에 육박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습니다. 정부가 총지출을 당초 계획보다 19조원 가까이 줄였지만, 지난해 발생한 대규모 세수 펑크가 재정건전성 악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됩니다. 윤석열정부가 임기 내내 강조했던 '건전재정' 기조도, 스스로 내세운 '재정준칙' 달성도, 결국 한 번도 지키지 못한 꼴이 됐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국가채무 전년 대비 '48.5조원' 증가
 
정부는 8일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4 회계연도 국가결산보고서'를 심의·의결했습니다. 국가결산은 한 해 회계연도의 마무리 절차로 지난해 나라 살림을 파악할 수 있는 지표입니다. 국가결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총수입은 594조5000억원으로 정부가 세운 본예산 대비 17조7000억원 줄었습니다. 총지출은 638조원으로 약자복지 등 복지지출이 증가하면서 전년 대비 27조3000조원 증가했지만, 국세수입 감소에 따른 교부세 감액조정 등으로 계획보다는 18조6000억원 줄었습니다. 
 
지난해 총세입은 535조9000억원으로 2023년 결산 대비 39조원 늘었습니다. 국세수입은 경기둔화 여파가 지속되면서 전년 대비 7조5000억원 감소한 336조5000억원을 기록했지만, 세외수입은 공자기금예수금 확대 등으로 전년 대비 46조5000억원 증가한 199조4000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해 나랏빚은 1175조2000억원을 기록하면서 역대 최대액을 경신했습니다. 국민 1인당 빚이 2300만원에 달한 셈입니다. 지난해 국가채무는 전년 결산(1126조8000억)보다 48조5000억원 증가했습니다. 지난해 예산과 비교했을 때는 20조5000억원 감소했습니다.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 자체는 46.1%를 기록하면서 전년보다 0.8%포인트 내렸습니다. 이를 두고 기재부는 추가적인 국고채 발행이 아닌 외국환평형기금 채권과 국민주택 채권 발행을 줄이는 등의 운용을 통해 채무비율을 낮췄다고 설명했습니다. 당초 계획한 원화표시 외평채를 발행하지 않으면서 19조2000억원, 부동산 경기하강으로 주택채가 4조6000억원 각각 감소했습니다.  
 
미래에 공무원·군인 연금으로 지급될 연금충당부채 등 미래 재정부담 요인까지 포괄하는 국가부채도 2585조8000억원으로 전년(2439조5000억원) 대비 6.0%(146조 3000억 원) 증가했습니다. 국채 발행 잔액이 51조2000억원 늘고 연금충당부채도 82조7000억원 불어난 영향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3년 연속 못 지킨 재정준칙…'30조 세수펑크' 영향
 
나랏빚이 늘어난 데에는 재정수지가 악화한 영향이 컸습니다.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43조5000억원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 등 사회보장성 기금 수지를 제외하고 실질적인 나라 살림을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104조8000억원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예산(91조6000억)보다 적자 규모가 확대됐습니다. 나라살림 적자가 100조원대를 기록한 것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정부가 확장재정 정책을 펼치던 2020년, 2022년 이후 역대 세 번째입니다. 
 
박봉용 기재부 재정관리국장은 "세입이 적게 들어온 만큼 지출을 하지 않으면 수지는 악화하지 않는다"라며 "세입 감소에도 민생과 관련된 사업 지출을 그대로 유지해 재정관리수지 적자가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지난해 정부는 감세 정책과 법인세 부진, 세수 예측 실패 등의 영향으로 30조8000억원의 대규모 '세수 펑크'를 기록한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지난해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은 4.1%로 본예산(3.6%) 대비 0.5%포인트 늘었습니다. 윤석열정부는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을 '3% 이내'로 관리하는 내용의 재정준칙 법제화를 추진한 바 있습니다. 윤석열정부는 출범 초부터 건전재정을 강조했지만, 3년 연속 재정준칙 달성에 실패했습니다. 
 
총세입에서 총세출과 이월액을 차감한 세계잉여금은 2조원으로 나타났습니다. 세계잉여금은 정부가 1년 동안 거둬들여 쓰고 남은 세금을 말합니다. 일반회계 세계잉여금 4000억원과 특별회계 1조6000억원이 각각 집계됐습니다. 현재 정부가 10조원 규모의 '필수추경'을 제안한 만큼, 세계잉여금 활용 가능성이 제기되는데요.
 
세계잉여금에서 특별회계분과 공적자금상환기금 출연 등을 제외하면 추경 재원으로 쓸 수 있는 것은 2000억원 수준입니다. 기재부 관계자는 "추경 재원으로 세계잉여금, 한국은행 잉여금, 세외 수입 등 여러 재원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박진아·김태은 기자 xxt19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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