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아파트 전세가 없어요”…봄 이사철 전월세 불안
전셋값 오르자 갱신 늘어…전세의 월세화 가속화
2025-04-18 10:11:56 2025-04-18 14:44:32
 
[뉴스토마토 홍연·송정은 기자] 지난달 서울 아파트의 3.3㎡당 전세 가격이 평균 2500만원을 넘어서며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지역의 전셋값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습니다. 봄 이사철이 도래한 4월에도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현재 집을 잘 옮기지 않는 비수기라 가격이 더 센 편"이라면서 "은마아파트의 경우 작년만 해도 30평대가 비싸야 전세가 8억대였는데 연초부터 10억, 11억대도 다 나갔고 현재는 수리가 잘된 매물은 9억 선"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오른 전셋값에 계약 갱신을 택하는 경우가 많아 매물이 더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토지거래허가제 해제·재지정 과정에서 집값이 요동친 송파구 잠실동 주요 단지는 잠시 숨 고르기를 하고 있지만 상승 조짐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송파구 잠실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엘리트(엘스·리센츠·트리지움) 30평대 전세는 현재 11억원 정도 봐야 하는데 나와 있는 것 대다수가 토허제 확대 재지정 직전에 급하게 갭투자로 거래가 된 물건으로 빨리 나가야 해서 그나마 가격대가 괜찮은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전세 수요는 꾸준히 있고, 토허제 해제 때만큼은 아니지만 가격도 올라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단지 내 모습. (사진=홍연 기자)
서울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단지 앞 전경. (사진=홍연 기자)
 
KB통계에 따르면 지난 3월 서울 아파트 3.3㎡(평)당 평균 전셋값은 2519만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전년 동기(2348만원)보다 171만원 오른 가격으로, 2022년 11월 관련 통계 개편 이후 최고치입니다. 서울시가 최근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확대 재지정하면서 주택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지역의 전세 매물이 대거 묶여 전셋값 상승 압력이 커졌다는 분석입니다. 
 
실제로 지난 3월 말 토허 구역 확대 재지정 이후 강남권에서는 최고가 전세 계약이 잇따랐습니다. 강남구 일원동 디에이치자이개포 전용 84㎡는 지난달 31일 신고가인 18억5000만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됐습니다. 이는 직전 최고가 대비 500만원 높은 금액입니다. 서초구 반포 래미안원베일리 전용 84㎡ 전셋값도 23억원 수준으로 치솟았습니다.
 
전셋값이 꾸준히 오르고 있는 데다 대출 규제 강화 기조가 유지되면서 서울 아파트 전세 계약 갱신도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1~3월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 총 3만5119건 중 1만4238건(41%)이 갱신 계약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강북 지역 아파트도 전세 매물 부족으로 연초보다 전세 가격이 상승하고 있습니다. 종로구 행촌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경희궁 자이 3단지의 경우 연초 전용면적 84㎡가 9억~10억원 사이에 전세 계약이 체결됐었다"며 "최근 전세 매물이 부족해지면서 같은 면적이 12억3000만원까지 가격이 올랐다. 오르는 전세 가격에 2,3월 사이 계약갱신청구권 사용도 크게 늘었고 경희궁 자이1단지의 경우 아예 전세 매물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울 마포구 신공덕동에 위치한 공덕아이파크. (사진=송정은 기자)
서울 마포구 망원동 성신아파트 모습. (사진=송정은 기자)
 
월세화 가속화…임대차 시장 가격 상승세 지속 
 
월세 비중이 60%를 넘어가는 등 전세의 월세화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강북 일부 지역에서는 집값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월세를 받는 게 운용 수익면에서 유리하다고 판단한 집주인들은 전세를 월세로 돌리고 있습니다. 또 전셋값이 꾸준히 오르면서 월세 거래 비중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전셋값이 오르고 대출 규제가 강화하면서 서울 주요 지역에서는 월세 1000만원 이상의 초고가 임대차 거래도 잇따르고 있는데요. 성동구 상왕십리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월 단위 비용 지불 능력이 있는 사업가들의 경우 전세 보증금보다 적은 보증금을 내고 나머지 금액을 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월세를 선호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KB부동산 기준 지난달 서울 아파트 월세 지수는 전월(121.5) 대비 0.9포인트 오른 122.4로 집계됐습니다. 지난해 2월 이후 13개월 연속 증가세로,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5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한편 향후 전국적으로 주택 공급 부족이 예상되면서 전월세 등 임대차 시장의 가격 상승세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 랩장은 "내년에는 광주광역시 빼고는 전국적으로 아파트 입주 물량이 감소할 것"이라면서 "공급 부족은 전세 매물 부족을 초래하고 이는 전세 가격 상승, 월세 상승 등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홍연·송정은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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