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협상 압박만…미국, 또 '한국 패싱' 순방
16~25일 미 국무부 동아태 고위관료 동아시아 순방
미 국방장관 순방에 이어 이번에도 한국 제외
상호관세 부과 후 중국 영향력 확대 견제 차원
2025-04-16 16:22:39 2025-04-16 19:29:37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 시간) 백악관 경내 로즈가든에서 '미국을 다시 부유하게'라는 행사를 열고 국가별 상호관세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김태은 기자] 한국이 이번에도 미국의 아시아 순방국 명단에서 제외됐습니다. 한·미 관세협상에 대한 압박 수위는 높이면서도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지고 있는 '한국 패싱'은 변하지 않은 겁니다. 
 
미 국무부는 15일(현지시간) "션 오닐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고위 관리가 오는 16일부터 25일까지 베트남 하노이·호치민, 캄보디아 시엠립, 일본 도쿄, 하와이 호놀룰루를 방문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한국은 이번 방문 계획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앞서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도 지난달 첫 아시아 순방에서 일본과 필리핀만 방문하고 한국은 건너뛴 바 있습니다. 미국은 애초 한국 방문을 검토했으나, 국방부 장관이 공석인 데다 당시 탄핵 정국이라는 정치적 불확실성 등을 이유로 일정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은 미 고위당국자들이 아시아 순방에 나설 때 통상적으로 방문하는 경로였으나, 최근엔 연이어 제외되고 있는데요. 이러한 '패싱'에는 한국의 국내 정치 상황이 작용했습니다. 지난 4일 헌법재판소가 윤석열씨의 파면을 결정하면서 정치 불확실성을 일부 해소했지만, 미 국무부로서는 정권교체기에 접어든 한국 방문의 실익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미 국무부 아시아·태평양 순방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동남아시아 3개국 순방 일정과 맞물립니다. 시 주석은 지난 14~15일 베트남을 국빈 방문했고 현재는 말레이시아를 방문 중입니다. 오는 17~18일에는 캄보디아 방문이 예정돼 있습니다. 미 국무부는 상호관세 발표 이후 중국의 동아시아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는 차원에서 순방을 결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한·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일 한국에 25% 상호관세를 부과한 후 관련 협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은 한국을 포함한 5개 우방국을 우선협상 대상국으로 선정하고 빨리 합의할수록 유리하다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이번 관세협상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부터 안보까지 아우르는 '패키지딜'(일괄협상)을 요구하고 있는데, 방위비 분담금은 국무부 사안입니다. 
 
한국과 달리 일본은 지난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 순방뿐만 아니라 이번 순방 일정에도 포함됐습니다. 미 국무부는 일본 정부 관계자들과 만나 양국 간 동맹과 경제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우선순위 등에 관해 의견을 나눌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이날 미국 국무부는 부산을 포함한 각국의 미국 대사관과 영사관 27곳의 문을 닫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외교 공관 폐쇄 권고안은 국무부의 호세 커닝엄 운영담당 차관보의 주도로 만들어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정부효율부(DOGE) 주도하에 연방 정부 예산 등 각종 규모를 대폭 줄이려는 정책의 하나로 이번 공관 통폐합 방안이 검토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외교 공관 폐쇄 추진안에 관한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의 승인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김태은 기자 xxt19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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