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송정은 기자] 국내 주요 건설사 4분기 실적이 나오기 시작한 가운데 대부분 건설사가 건설 경기 침체와 원가 상승세가 이어지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 들 것으로 보입니다. 주택 시장 역시 정부의 대출규제 강화와 탄핵 불확실성 등이 겹치며 매매시장 관망세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17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주요 건설사(삼성물산, 현대건설, 대우건설, DL이앤씨, GS건설) 합산 실적은 매출 24조2840억원, 영업이익 984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지난해 하반기 전반적으로 업종의 외형성장이 둔화한 데다 원가율, 매출채권 상각 등 비용 증가 요인이 발생하면서 부진한 수익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현대건설의 경우 주택 원가율이 안정화하지 않은 상황에서 해외 현장에서 발생한 추가 비용이 매출 원가로 반영될 것으로 추정되면서 이익 수준은 일시적으로 크게 감소할 전망인데요. 현대건설의 4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예상치는 전년 동기 대비 54.89% 하락한 652억원으로 전망됩니다. 김선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자회사 중심 해외 저수익현장 원가 정산과 아직은 작은 주택부문 믹스 개선 효과로 컨센선스를 대폭 하회할 전망"이라고 말했습니다.
대우건설 역시 4분기 연결 실적 예상치가 전년보다 각각 7.07%, 4.94%줄어든 매출액 2조5817억원, 영업이익 741억원으로 부진할 전망입니다. 주택건축부문이 높은 원가율을 유지하고 있으며, 미분양 관련 대손상각비 인식 가능성과 베트남 개발사업의 이익 축소 때문으로 추정되는데요. 증권가에서는 주택업황 부진이 지속되는 한 주가와 벨류에이션 회복이 힘들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삼성물산은 4분기 매출액 9조55억원, 영업이익 6803억원을 기록할 전망입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91%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8.51% 증가가 예상됩니다. 이는 전 사업부의 안정적 이익 성장과 건설 이익 기저 효과에 따른 것입니다. 건설부문은 국내외 대형 프로젝트가 마무리되면서 매출액이 감소했지만 전년 해외 현장 원가 반영의 기저 효과로 이익은 증가했습니다.
목표 주가도 속속 '하향'…시장 침체도 장기화
주요 건설사들의 목표주가는 실적 발표를 앞두고 속속 하향되고 있는데요. 현대건설에 대해서는 연초 신규 보고서를 낸 증권사 가운데 9개 증권사가 목표주가를 내렸습니다. 목표주가를 12% 하향 제시한 김기룡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대표이사 변경에 따른 고강도 현장 재점검 여파로 주요 해외 현장 등에서 추가원가 반영 이슈가 불거질 전망"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현대건설의 주가는 지난해 27% 하락했죠. 이밖에 대우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도 목표 주가가 무더기 하향됐습니다.
(그래프=뉴스토마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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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시장 역시 침체기가 길어지고 있는데요. 전국 아파트값은 하락 폭이 확대됐으며, 서울 아파트값은 3주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월 둘째 주 전국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번 주 전국 아파트값도 전주보다 낙폭을 키우며 0.04% 하락했습니다. 지방(-0.05%)과 5대광역시(-0.06%), 8개도(-0.04%) 모두 전주에 이어 하락세가 지속됐습니다. 서울 아파트가격은 전주에 이어 또다시 보합(0.00%)을 기록하며 지난달 넷째 주 이후 3주 연속 보합세를 유지했습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 16일 기준금리를 연 3%로 동결하면서 국내 부동산 시장은 관망세가 더 짙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금리 동결에 따라 대출 금리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실수요자와 투자자 자금 부담이 지속되고 시장 전체 거래 위축이 예상된다"며 "수요 부진으로 인해 매물이 증가하고 이는 주택 가격 하락 압력을 심화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연초 가산금리 인하 등 금융권의 가계대출 재개와 중도상환수수료 하향조정 등이 겹치며 주택시장 여신환경은 개선됐으나 탄핵정국과 경기 위축, 겨울 비수기가 겹치며 냉각된 주택시장을 녹이기 제한적인 모습"이라며 "한번 움츠리기 시작한 거래시장과 매매가는 매수심리의 움직임 없이 우상향으로의 방향 전환이 쉽지 않은 모습"이라고 밝혔습니다.
홍연·송정은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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