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력 향상' ADHD 약 불법 남용 적발…"망상·자살충동까지"
지난해 처방 환자 50% 이상이 10·20대
향정신성 의약품, 정상인 복용시 신경계 영향
2020-09-29 14:18:40 2020-09-29 14:18:40
[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공부 잘하는 약'으로 잘못 알려진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제를 불법 사용한 의료기관을 적발했다. 집중력을 높여준다는 근거 없는 낭설에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둔 수험생들을 중심으로 오남용 문제가 지적돼왔지만 개선되지 않는 분위기다. 향정신성 의약품의 일종인 치료제를 장기복용할 경우 망상장애·자살충동 등 심각한 부작용이 있을 수 있는 만큼 복용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9일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 빅데이터 분석 자료로 기획감시한 결과 ADHD 치료용 마약류 ‘메틸페니데이트’의 불법 사용과 오남용이 의심되는 병·의원 등 23곳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ADHD 치료제는 향정신성 의약품의 일종으로 주 성분인 '메틸페니데데이트'는 시냅스 사이의 신경전달물질인 노르에피네프린, 도파민의 양을 늘려 각성, 주의력 향상 등의 효과를 낸다고 알려져있다. 집중력을 향상시킨다는 이유로 일명 '공부 잘하는 약'으로 낭설이 퍼졌지만 그러나 실제 집중력을 높여준 다는 것을 증명하는 데이터는 없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대표적 제품에는 스트라테라(한국릴리), 아토세라(한미약품·사진), 아토목신(명인제약) 등이 있다. 
 
식약처에 따르면 이번 감시 결과 A환자는 한 병원에서 지난 2018년 6월부터 2020년 3월까지 22개월 간 91회에 걸쳐 3만3124정을 처방받았다. 환자 C는 2018년 5월부터 2020년 6월까지 26개월 동안 다른 의원에서 총 241회(2만1966정)나 처방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메틸페니데이트를 처방받은 환자는 전체 국민 5185만명 중 13만4000명(0.3%)으로, 국민 399명 중 1명 꼴로 나타났다. 이중 10대와 20대 환자는 6만9000명(51.5%)로 전체 처방 인원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ADHD 치료제는 신경계를 직접 자극하는 만큼 정상인이 복용하면 신경과민과 불면증, 식욕 감퇴, 두통, 어지러움 등의 부작용이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즉 공부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건강까지 해칠 수 있다는 뜻이다. 더구나 해당 약품을 장기 복용할 경우 망상장애, 공황장애, 자살 충동 등 심각한 부작용을 겪을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식약처는 “의료용 마약류의 오남용과 불법 유출 등에 대해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며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의 분석 기법도 계속 개발해 위반이 의심되는 사례에 대한 집중 관리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에서도 애더럴 비반스 등 ADHD 치료약은 중독성이 높다는 이유로 코카인과 같은 등급의 마약류로 지정돼 있다. 불법거래는 연방법에 따라 처벌받게 돼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메틸페니데이트'의 불법사용과 오남용이 의심되는 병원 등 23곳을 기획 감시한 결과 이들 사례를 적발했다고 29일 밝혔다.사진은 지난 7월 5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약국의 모습.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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