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상상인저축은행 비리 사건에 개입한 혐의를 받는 유준원 상상인그룹 대표가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 김형근)는 유준원 대표를 자본시장법 위반(부정거래·시세조종·미공개중요정보이용 등) 혐의로, 박모 변호사를 자본시장법 위반(시세조종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8일 밝혔다. 전환사채(CB) 발행사 대표, 시세조종 공범 등 관련자 18명은 불구속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유 대표는 코스닥 상장사들에게 사실상 고리 담보대출업을 하면서 외관상으로는 상장사들이 CB 발행에 성공해 투자금을 유치한 것처럼 허위로 공시해 투자자들을 속일 수 있는 대출상품을 만들어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유 대표는 이미 과거에 주가 조작 사건에 연루돼 일명 '선수'로 알려진 M&A 전문 브로커인 A씨를 통해 상장사 M&A 관련 정보를 시장에 알려지기 전인 지난 2016년 2월 미리 취득하고, 이를 이용한 '단타' 주식 매매로 1억1200만원의 시세차익을 취득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또 증권사 인수 등 상상인그룹 확장 과정에서 지주사인 상상인저축은행의 자사주를 매입하며 반복적으로 시세조종 주문을 제출해 주가를 인위적으로 부양한 혐의도 받는다.
박 변호사는 7개 차명법인과 30개 차명계좌를 이용해 배후에서 상상인저축은행 주식을 최대 14.25% 보유하면서 금융 당국에 대한 보고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 함께 차명 법인, 차명 계좌, 장외파생상품 거래로 대량 보유한 상상인저축은행 주식의 가치가 하락하는 것 방지하기 위해 약 1년4개월간 시세를 조종하고, 그 과정에서 차명으로 지배한 상장사 2개 등 4개사의 자금 813억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상장사 자금을 이용한 시세조종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고위험 장외파생상품인 CFD(Contract For Difference), Equity Swap 거래로 최대 10배 레버리지까지 일으켜 주식매매를 해 상장사에 수백억원의 손실을 야기하는 등 특정경제범죄법 위반(배임) 혐의도 적용됐다.
앞서 상상인그룹은 최근 2년 연속 국정감사에서 무자본 M&A 관련성 등이 지적됐고, 검찰은 지난해 11월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에 대한 수사 의뢰를 받아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특혜 대출 의혹을 받는 유준원 상상인그룹 대표가 지난달 19일 오전 영장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 도착하고 있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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