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전동킥보드 제조 시 속도 제한' 조항 합헌 결정
최고속도 25㎞/h 이내 제한 안전기준 조항 대한 헌법소원심판 판단
재판관 전원 "소비자 자기결정권·일반적 행동자유권 침해하지 않아"
2020-03-10 12:00:00 2020-03-10 12:00:00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전동킥보드의 최고속도를 25㎞/h로 제한해 제조·수입하도록 한 안전확인대상생활용품의 안전기준 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헌재는 안전확인대상생활용품의 안전기준 제2조 제2항 제32호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에서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고 10일 밝혔다.
 
A씨는 무릎관절이 불편해 이동 시 전동킥보드를 이용하던 중 기존 제품이 고장나 새 제품을 구매하려고 했다. 하지만 최고속도 제한기준이 없던 당시 45㎞/h까지 주행할 수 있던 기존 제품과 달리 지난 2017년 8월1일 신설된 안전확인대상생활용품의 안전기준 조항에 따라 25㎞/h 이하로 작동하는 제품만 구매할 수 있게 되자 일반적 행동자유권 등이 침해됐다면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재판부는 "심판대상 조항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해 소비자의 자기결정권과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지난해 11월1일 오후 경기 화성시 동탄 청계중앙공원에서 열린 '공유 퍼스널모빌리티(전동킥보드) 실증운행 시승 체험 및 캠페인' 행사에서 관계자들이 킥보드를 시범운행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에 대해 "심판대상 조항이 전동킥보드의 안전기준으로 25㎞/h 이내의 최고속도 제한기준을 둔 취지는 소비자의 생명·신체에 대한 위해를 방지함과 동시에 도로교통상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함이므로 그러한 입법 목적은 정당하다"고 설명했다.
 
또 "실제 전동킥보드에 의한 교통사고 현황은 보행자가 자전거, 자동차, 오토바이 충돌 사고보다도 도로 함몰, 균열, 맨홀 등 도로 파손 또는 운행조작 미숙으로 인해 운행자가 넘어지는 경우가 상당수를 차지하고, 사고 발생 시 운행자가 입는 상해의 정도는 큰 것으로 나타났다"며 "안전확인시험 안전기준으로 최고속도 제한을 두는 것은 그러한 사고 발생 가능성과 사고 발생 시 결과의 중대성을 줄여 국민의 생명·신체 보호, 도로교통상 안전을 도모한다는 입법 목적을 달성하는 데 기여하므로 수단의 적합성도 인정된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일반적으로 알려진 자전거의 쾌적한 운행 속도가 15㎞/h임을 고려하면 전동킥보드가 낼 수 있는 최고속도가 25㎞/h란 것은 자전거보다 빨라 출근 통행의 수요를 일정 부분 흡수할 수 있지만, 자전거도로에서 통행하는 다른 자전거보다 속도가 더 높아질수록 사고위험이 증가할 수 있는 측면을 고려한 기준 설정으로서 전동킥보드 소비자의 자기결정권과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박탈할 정도로 지나치게 느린 정도라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제조·수입할 수 있는 전동킥보드의 최고속도를 25㎞/h 이내로 제한함으로써 그보다 빠른 제품을 구매하지 못해 소비자가 겪는 자기결정권과 일반적 행동자유권의 제약과 비교해 소비자의 생명·신체에 대한 위해와 도로교통상의 위험을 방지하고, 향후 자전거도로 통행이 가능해질 경우를 대비해 소비자의 편의를 도모한다는 공익은 중대하므로 심판대상 조항은 법익의 균형성도 충족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가 지난 2018년 10월1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전동킥보드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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