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증강현실(AR)이 아이들 관련 교육 프로그램과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AR은 현실의 이미지나 배경에 가상의 3차원(3D) 이미지를 겹쳐 하나의 영상으로 보여주는 기술이다. 입체 교육의 일환으로 AR 적용 사례가 늘면서 관련 애플리케이션(앱)뿐만 아니라 책과 연계한 프로그램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최근 토모동화 앱을 사용해봤다. 어린이집과 유치원 등에서 광범위하게 이용되고 있는 앱이다. 3D AR 북과 함께 사용할 경우 입체적으로 책을 보는 것이 가능하다. 앱을 통해 AR 동화를 다운로드한 후 책에 가져가면 캐릭터가 입체적으로 나타난다. 다운로드 방식으로 AR 콘텐츠를 보는 셈이다. '병원에 간 판다'를 실행해봤다. AR로 비춰보는 페이지가 나와 앱을 책에다 가져다 대니 눈앞에 배가 아파 기운이 빠진 판다가 나타났다. 병원으로 간 페이지를 앱으로 비추니 판다가 병원에 도착해 움직이는 모습이 관찰됐다. 책으로만 보던 판다가 눈앞에 3D 이미지로 나타나니 아이 입장에서는 흥미요소가 배가된 모습이었다. 단순한 이미지이지만 아이 입장에서는 AR 이미지 하나만으로도 책을 보다 입체적으로 볼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이미 다운로드된 이미지가 재연되다 보니 AR 이미지를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이미 정해진 이미지대로 보는 것만 가능했다.
'병원에 간 판다' 책에 나타난 판다 AR 이미지. 사진/뉴스토마토
AR은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블록도 AR과 연계될 수 있다.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애니블록이 대표적이다. 도안에 맞춰 블록을 맞추고, 연계된 AR 앱으로 블록을 비추면 내가 만든 블록이 움직이는 것을 볼 수 있는 식이다. 가령 거북이 모양의 도안으로 거북이를 만든 후 AR 앱을 가져다 대면 도안 속 거북이가 튀어나와 움직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AR 앱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교육적 요소가 될 수 있다. 키튼플래닛의 브러쉬몬스터는 AR 기술을 적용해 양치학습 과정을 효율적으로 돕도록 만든 앱이다. 다운로드가 1만회 이상 됐다. 앱을 실행하면 16개로 나눈 양치 부위를 균일하게 닦는 방법이 시연된다. 앱에 얼굴을 비추면 이 방법대로 칫솔 닦는 방법을 알려주고, 이를 따라 차례대로 닦으면 된다. 엄마는 앱을 들고, 아이는 칫솔을 들어 차례대로 이를 닦으면 되는 것이다. 치약을 짜고, 양치를 하고, 입을 헹구는 전 과정을 AR로 활용할 수 있다. 단순한 내용이지만 이 닦기 싫어하는 아이들이나 제대로 양치하는 법에 대해 모르는 아이들에게 흥미를 유발하며 생활교육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용하다.
입체교육이 중요해지면서 가상현실(VR)도 적용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별도의 기기가 필요하고, 장기간 사용시 특유의 어지러움이 발생한다는 점이 문제로 꼽힌다. 하지만 AR은 별도의 기기가 필요 없다. 특정 3D 이미지만 만들어 놓으면 다양한 상황에 적용할 수 있다. 5세대(5G) 통신이 접목되면 스트리밍으로 AR 서비스를 자유자재로 이용할 수도 있다. 이같은 장점을 기반으로 앞으로 좀 더 다양한 교육 환경에서 AR이 적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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