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AI 서비스, 멀티 디바이스 기반 개인화로 진화"
래리 헥 삼성전자 실리콘밸리 AI 연구센터장 간담회
"간단한 문답만 하는 초기 단계 넘어 개인 최적화 서비스…삼성 강점 극대화"
2019-01-14 13:27:59 2019-01-14 13:27:59
[산호세=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래리 헥(Larry Heck) 삼성전자 실리콘밸리 인공지능(AI) 연구센터장(전무)이 미래 AI 시장의 키워드로 '개인화'를 꼽았다. 아직은 간단한 질의 응답만이 가능한 초기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멀티 디바이스 플랫폼을 기반으로 사용자들에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란 설명이다. 
 
헥 센터장은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 소재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미주 총괄에서 ‘삼성전자 AI 연구 방향과 비전’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헥 센터장은 AI 음성 인식 분야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세계적 권위자다. 지난 2005년 야후에서 검색에 AI 서비스를 도입하는 프로젝트를 수행했으며, 2009년부터는 마이크로소프트(MS)에서 AI 서비스 '코타나' 개발을 주도했다. 구글의 AI 음성인식 서비스 '구글 어시스턴트'를 개발한 주역도 그다. 삼성전자에는 지난 2017년 11월 합류했다. 
 
래리 헥 삼성전자 실리콘밸리 AI연구센터장(전무)가 지난 10일 미국 산호세 소재 DSA에서 '삼성전자의 AI 연구 방향과 비전'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헥 센터장은 "지난 5~7년간 AI 연구에 많은 발전이 있었지만 아직도 초기 단계"라며 "AI 개인 비서가 식당 예약과 같은 간단하 작업에서는 탁월하지만 신뢰 단계까지는 가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이어 "지금은 사용자의 질문이나 요청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 대화가 끊기고 활용도가 낮지만, 앞으로는 질의응답을 통해 사용자로부터 학습하고 다양한 디바이스들로부터 정보를 입수해 최적의 개인화된 서비스가 가능해 질 것"이라고 부연했다. 
 
현재의 AI 어시스턴트들은 한 두 개의 디바이스를 중심으로 개발돼 있어 해당 디바이스의 사용성에 집중돼 있다면, 향후의 AI 플랫폼은 사용자를 중심으로 다양한 기기들과 함께 공존하는 형태로 발전해 사용자 개개인의 특성이 반영된 진정한 개인화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것. 이를 위해서는 보다 많은 기기들에 AI 플랫폼을 탑재해야 하고 각 디바이스들은 음성·시각·터치·모션 등의 다양한 센서들을 통해 유기적으로 사용자와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헥 센터장은 특히 삼성전자와 빅스비의 강점이 이 부분에 있다고 강조했다. 구글에서 삼성전자로 옮기게 된 결정적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AI 개인 비서를 부를 때 시스템은 사용자가 이용하는 집안의 모든 기기들을 이해해야 한다"며 "궁극적으로 여러 분야에 걸쳐 좋은 제품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 TV, 스마트가전, 스마트폰 등 커넥티드 디바이스들을 매년 5억대 이상 개발·판매하고 있다. 차세대 통신 네트워크 기술도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헥 센터장이 제시하는 학습을 통한 개인화된 AI 서비스의 형태는 이렇다. AI 개인 비서를 통해 영화를 예매할 때 음성만으로 '맨 뒷줄'과 같은 특정 좌석을 선택하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사용자가 영화 예매 앱에 접근하는 이용 방식을 알려주고 이를 다시 TV나 냉장고의 스크린을 통해 좌석표를 보여주도록 하면 예매를 순조롭게 마칠 수 있다. 그는 특히 "AI가 다양한 기기들과 그 기기들에 탑재된 센서들을 통해 사용자의 취향과 니즈를 이해하게 될 때 배움의 속도가 빨라지고 정확도도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헥 센터장은 "삼성전자의 AI 비전은 멀티 디바이스 기반으로 개인화된 AI를 만드는 것"이라며 "AI가 사용자들에게 항상 도움이 되고 언제나 배우려 하며 믿을만 하고 안전을 보장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실리콘밸리를 포함한)북미의 모든 AI센터들은 사용자들의 삶에 편리함을 주고 삼성전자의 미래사업 발굴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삼성전자는 한국 AI 총괄센터를 포함, 미국(실리콘밸리·뉴욕), 영국(케임브리지), 캐나다 (토론토·몬트리올), 러시아(모스크바) 등 AI 기반 기술과 인재가 풍부한 7개 지역에 거점을 두고 있다. 삼성전자는 ▲철저하게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유저 센트릭' ▲지속적으로 학습해 성능을 높이는 '올웨이즈 러닝' ▲멀티 디바이스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사용자를 지원하는 '올웨이즈 데어' ▲사용자의 개입을 최소화하면서 도움이 되는 '올웨이즈 헬프풀' ▲안전과 프라이버시를 보장하는 '올웨이즈 세이프' 등을 AI의 주요 추진 방향으로 삼고 있다. 이에 따라 각 센터는 감정인식, 시각이해, 머신러닝, 로보틱스, 음성인식, 인터랙션 등 특화된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산호세=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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