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중국의 무역구조가 고속 성장과 더불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수출 전략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특히 중국의 기술 경쟁력이 향상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우리 수출품의 비교우위를 강화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중국의 무역구조가 고속 성장과 더불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사진은 중국의 한 부두에 수출품이 실려있는 화물선의 모습. 사진/뉴시스
한국은행이 2일 발간한 '해외경제포커스'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수출입 총액은 4조1000억달러로, 전세계 교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국(11.1%), 독일(7.3%) 등을 상회하는 11.5%를 기록했다. 중국의 무역규모는 지난 2001년 WTO 가입 이후 빠르게 증가해 현재는 세계 최대 수준으로 확대됐다는 평가다.
하지만 최근 들어 중국의 이같은 확장 기조는 주춤하는 모습이다. 중국의 수출입 총액은 2015~16년 중 이례적으로 감소한 가운데, 세계교역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5년 이후 12% 수준에서 정체돼 있다. 한은은 "중국의 내수중심 성장전략 추진 및 미국 등과의 통상갈등이 무역구조에 영향을 미치면서 나타난 현상일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실제 연평균 20% 이상 성장을 거듭했던 중국 수출입액은 금융위기의 영향으로 급락했다가 2010년 회복한 이후 증가세가 한 자릿수로 크게 둔화됐다. 또 중국의 대외무역 의존도는 2000년대 중반 이후 기조적 하락 흐름을 지속하고 있으며, 순수출이 경제성장에 미치는 효과도 2010년대에는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이같은 수출입 증가세 둔화 및 성장에 대한 무역부문의 역할 축소는 중국 무역구조 전반의 변화를 시사한다.
중국은 2010년대 들어 내수중심의 안정성장을 추구함에 따라 수출입 구조가 이전과는 상이한 형태로 진전됐다. 무역형태는 가공무역이 퇴조하는 가운데, 일반무역 위주로 고도화됐다. 또 교역대상은 중국의 중간재 수출이 가능해지면서 기존의 선진국 쏠림현상이 완화되고 동남아 국가를 중심으로 신흥국 비중이 늘었다. 무역품목을 보면 최근의 수출입 규모 감소에도 불구하고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이 늘어나면서 중국 무역의 기술구조에도 변화가 뚜렷한 모습이다.
향후 중국의 무역구조는 범국가 차원의 산업고도화 전략인 '중국제조 2025'와 미중 통상갈등 등으로 변화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제조 2025'는 고기술 최종재가 수출을 주도하는 고도화된 무역구조의 정착을 앞당길 것으로 예상되며, 선진국과의 통상갈등은 아시아 권역의 역내교역을 촉진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따라 중국의 무역구조 변화에 맞춰 국내 기업의 수출 전략도 면밀하게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은 관계자는 "글로벌 가치사슬 내에서의 중국의 역할이 상위단계로 발전되고 있음을 고려할 때 우리나라는 수출 전략을 면밀하게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의 기술 경쟁력 향상으로 우리 기업과 경쟁관계에 놓인 제품군이 늘어날 것이므로 기술집약형 수출품의 비교우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중국 내수시장을 겨냥한 혁신제품 개발 및 전자상거래 등의 유통망 확충에도 선제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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