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케이블TV 업계가 사업다각화로 성장동력 창출에 나섰다. 렌탈과 에너지관리솔루션, 지역 기반폐쇄회로TV(CCTV) 사업 등 지역 맞춤형 사업을 비롯해 가상현실(VR),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 기술력 기반 사업으로 활로를 찾는다는 계획이다.
케이블 1위 사업자인 CJ헬로는 에너지저장장치(ESS) 기반 에너지 절감 서비스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기술로 전기에너지 사용 데이터를 실시간 분석해 전력 소비 효율을 극대화한 서비스다. 서울대를 비롯해 전국 15개소에 자사의 ESS를 설치했으며, 홈 스마트 에너지 매니저를 개발해 에너지 신사업 영역을 가정으로도 넓힐 예정이다. 렌탈 사업도 추진 중이다. TV, 냉장고, 세탁기, 의류건조기, 청소기 등 필수가전을 비롯해 정수기, 노트북, 태블릿, 공기청정기, 플레이스테이션 등 품목을 꾸준히 넓히고 있다. 매출 확대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3분기까지 에너지 및 렌탈 등을 포함한 매출은 96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0.8% 증가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6%에서 11%로 확대됐다. CJ헬로 관계자는 "기존 방송·통신사업의 지역 네트워크 인프라를 토대로 생활가전, IoT 관련 제품으로 생태계 확대에 나서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VR 사업에도 속도를 낸다. 강원도 홍천군 대명레저에 VR테마파크를 만들고 운영 중이다. 리조트, 호텔 등 추가 거점을 확보해 VR 체험을 확산시켜 국내 실감형 미디어 생태계를 주도하는 것이 장기적 목표다.
티브로드는 지난해 선보인 스마트 렌탈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사업 초기 TV, PC 등에 제한됐지만 현재는 가전제품, 건강케어라인 등 300여종의 제품을 구비 중이며, 내년에는 해외 명품을 비롯해 가구, 전동킥보드, 아웃도어용픔 등으로 품목을 다양화할 방침이다. 올해 렌탈 매출은 2017년 대비 400%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아울러 개인 고객 대상 스마트홈캠 서비스를 시작으로 지역 내 어린이집과 소상공인, 숙박시설, 병원, 아파트를 대상으로 CCTV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AI 플랫폼·O2O(Online to Offline) 등 신규 사업을 추가 검토 중"이라며 "기존 방송·통신사업 외 신규 매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케이블 업계 3위인 딜라이브는 OTT 박스인 딜라이브 플러스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내부적으로 주력 사업인 케이블TV와 동일하게 OTT를 성장축으로 보고 있다. 이를 위해 브랜드 아이덴티티(BI)를 디지털OTT방송으로 전환했다. 딜라이브 플러스 OTT 박스는 업계 최초로 넷플릭스 서비스를 탑재했으며, 최근에는 유튜브, 구글 어시스턴트, 구글 플레이스토어 등 구글의 모든 서비스가 가능해졌다. 기존 유료방송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 외에 다양한 장르의 무료 콘텐츠 3만편도 제공한다. 딜라이브는 지난 9월만 기준 27만대 누적 판매량을 기록했고, 이달 말에는 30만대 판매 돌파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케이블TV 업계가 사업 다각화에 나선 것은 본업인 유료방송 사업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의 인터넷(IP)TV는 방송통신 결합상품을 바탕으로 유료방송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2018년 상반기 유료방송 가입자 수 및 시장 점유율 자료에 따르면 상반기 IPTV 가입자 수는 6개월간 월평균 1471만6575명(점유율 46.05%)으로 케이블TV를 운영하는 종합유선방송(SO) 1398만4967명(43.76%)보다 많았다. 위성방송은 325만4877명(10.19%)이었다. 유료방송업계 관계자는 "전통미디어의 이미지를 벗고, 가입자를 기반으로 렌탈 및 VR, OTT 등 신사업으로 이미지 개선에 나서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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