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아동수당, 빈틈없는 집행이 중요하다
2018-06-28 17:12:18 2018-06-28 17:12:18
연일 '아동수당' 네 글자가 화제다. 각종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는 물론, 아동수당을 신청하는 '복지로' 웹사이트는 접속이 몰려 한 때 서버가 지연되기도 했다. 아동수당 대상자 198만가구, 253만명의 부모 마음이 몰렸으니, 아동수당에 대한 기대감을 짐작할 수 있다.
 
만 6세 미만 아동에게 월 10만원씩 오는 9월 첫 지급하는 아동수당은 지난 20일부터 사전신청·접수에 들어갔다. 접수에 들어간 지 지난 7일 동안 108만명이 신청했다. 아동수당 대상자 중 절반에 가까운 42.6%나 신청을 했다. 일주일 간의 집계 숫자에는 그만큼 관심이 뜨겁다는 맥락이 숨어있다.
 
하지만 한쪽에서는 열광·기대감과 다른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부정수급, 즉 혈세낭비를 우려하는 목소리다. 실제 온라인에서는 '아동수당 받으려는 허위신고도 있을 것', '혈세낭비 되지 않도록 철저히 검증해야' 등 누리꾼들의 댓글들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목소리는 최근 양육수당 제도의 허점들이 지적되면서 더욱 커지고 있다. 가정양육수당은 어린이집, 유치원, 종일제 아이돌봄서비스 등을 이용하지 않는 만 0~6세 가정양육 아동에게 연령별로 매달 10만~20만원을 지원하는 제도다. 아동 양육에 대한 가계의 경제적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어주자는 취지로 도입됐다.
 
하지만 해외에 거주하면서 국내 양육수당을 챙겨가는 복수국적자들의 부정수급 문제가 불거지면서 허점이 발견됐다. 담당부처인 보건복지부는 복수국적자들의 양육수당 부정수급 문제가 떠오르자 개선안을 내놨다. 양육수당을 신청할 때 복수 국적과 해외 출생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행정 절차를 개선하겠다는 것인데, 양육수당 관리 기록을 법무부가 가진 복수국적 아동의 출입국 기록과 연계하면 부정 수급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는 것이 복지부의 생각이다.
 
문제는 이 대책이 빨라야 내년 상반기에 현장에 적용될 것이라는 점이다. 지난해 8월 두 부처가 사회보장급여법 시행령을 고쳐 해당 기록을 주고받을 수 있게 됐지만, 정작 통합시스템 구축은 지난달 착수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정부는 이미 부당 지급된 양육수당의 규모조차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민들의 원성과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국민들은 이같은 허점이 아동수당에도 발견될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연 120만원의 가계 부담을 덜어줄 아동수당에 대한 핑크빛 기대감 속에 스며든 어두운 걱정이다. 정책은 설계도 중요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집행이다. 집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정책은 빈 껍데기다. 집행은 촘촘한 관리 속에서 이뤄져야 빛을 발한다. 아동수당 역시 공평하게, 정확하게 지급돼야 한다. 아동수당, 빈틈없는 집행이 필요한 때다.
 
박진아 경제부 기자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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