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투자 급감에 '먹구름'…소비도 추석 연휴에 '반짝'
10월 전산업생산 2.5% ↓…'9월 반도체 기저효과' 영향
설비투자·건설기성 두 자릿수 감소세…'조업일수 감소' 탓
소매판매 3.5% ↑…소비쿠폰 효과 더해져 석달만에 반등
2025-11-28 15:52:37 2025-11-28 16:17:39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지난달 산업생산이 반도체 생산 증가에 따른 기저효과와 긴 추석 연휴로 인한 조업일수 감소로 큰 폭으로 감소했습니다. 투자도 두 자릿수 감소세를 나타내며 부진을 면치 못했습니다. 반면 소비는 석 달 만에 반등하며 기지개를 켰습니다. 하지만 소비 역시 민생회복 소비쿠폰 등 소비 진작 정책과 함께 긴 추석 연휴 영향으로 '반짝 효과'라는 지적입니다. 실물경기 지표가 월별 등락이 크며 혼조세를 보이는 가운데, 정부는 대체로 개선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는 평가를 내놨습니다. 
 
'반도체 기저'에…전산업생산, 5년8개월 만에 최대 폭 감소
 
국가데이터처가 28일 발표한 '2025년 10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산업생산 지수(계절조정)는 112.9(2020년=100)로 전달보다 2.5% 감소했습니다. 지난 2020년 2월(-2.9%) 이후 5년8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 폭입니다. 전산업생산은 지난 8월 감소한 후 9월 반등했지만, 10월 다시 감소 전환하는 등 등락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산업생산 감소는 제조업을 포함한 광공업 생산이 전월보다 4.0% 떨어진 영향이 컸습니다. 특히 반도체가 26.5%로 급감했는데, 1982년 10월(-33.3%) 이후 43년 만에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습니다. 이두원 국가데이터처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9월 반도체 생산 지표가 역대 최고였던 기저효과가 작용했고, 반도체 가격이 생산자물가지수 기준 약 20% 급등하며 물량지수 기준 생산이 일시적으로 크게 줄어든 영향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서비스업 생산도 도소매업, 사업시설관리·사업지원·임대업 등을 중심으로 전달보다 0.6% 감소했습니다.
 
설비투자와 건설기성도 두 자릿수 감소세를 보이며 부진했습니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제조용 기계 등 기계류와 자동차 등 운송장비를 중심으로 전달보다 14.1% 줄었습니다. 이 역시 전월 12.6% 증가했던 기저효과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입니다. 건설기성도 전달 대비 20.9% 감소해 1997년 7월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었습니다. 이 심의관은 "최근 건설업 업황이 안 좋았고, 긴 추석 명절 연휴 등으로 진척 상황이 부진했던 것 같다"며 "명목상 조업일수보다 실제 공사 현장에서 쉬는 날이 더 길게 발생하면서 기성 실적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추석 연휴·소비쿠폰' 덕에…소매판매, 2년8개월 만에 최대 폭 증가 
 
반면 내수 지표인 소매판매는 회복세를 보였습니다. 지난달 재화 판매를 보여주는 소매판매액 지수는 전달보다 3.5% 증가해 석 달 만에 반등했습니다. 이는 2023년 2월(6.1%) 이후 가장 큰 폭의 오름세입니다. 품목별로는 음식료품, 화장품, 의약품 등 비내구재(7.0%)와 의복, 신발·가방 등 준내구재(5.1%) 판매가 크게 늘었습니다. 반면 승용차, 통신기기·컴퓨터, 가전제품, 가구 등 내구재 판매는 전달보다 4.9% 줄었습니다. 
 
긴 추석 연휴로 식자재 수요 등이 늘었고, 여기에 정부의 2차 소비쿠폰 지급과 각종 소비 진작 할인행사의 효과가 더해져 비내구재 중심으로 소비가 늘었다는 분석입니다. 이 심의관은 "전반적으로 설비투자, 건설기성 등은 전월 기저효과라든지, 긴 명절 연휴 등의 이유로 전산업 생산이 감소 전환했으나, 소매판매는 소비쿠폰, 지역화폐 할인 등 소비 진작 정책 등의 영향으로 2개월 하락 후 상승 전환됐다"며 "소매판매가 32개월 만에 최대 증가 폭인 3.5% 증가하면서 전체적으로 장기간 추석 연휴 등의 영향으로 월별 변동성이 크게 나타나는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이 같은 소비 흐름이 '반짝 효과'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김정식 연세대 명예교수는 "긴 추석 연휴에다가 소비쿠폰 같은 일회성 정책은 단기 효과에 그칠 수밖에 없다"며 "단기 효과를 가지고 근본적으로 소비 회복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꼬집었습니다. 
 
경기 판단 지표도 엇갈렸습니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0으로 전월 대비 0.49포인트 하락해 올해 들어 이어지던 반등 흐름이 다시 꺾였습니다. 반면 향후 경기 국면을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2.2로 전월 대비 보합을 기록해 현재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소매판매가 3개월 만에 큰 폭 증가하는 등 장기간 추석 연휴 등의 영향으로 월별 변동성이 크게 나타나는 모습"이라며 "월별 등락이 큰 가운데에서도 산업활동 주요 지표들은 대체로 개선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어 반도체에 대해서는 "글로벌 업황 호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11월 수출 큰 폭 증가, 분기 말로 갈수록 생산 증가 경향 등 감안 시 증가세가 재개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두원 국가데이터처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2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5년 10월 산업활동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