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명연 기자] 4월 임시국회 파행으로 생계형 적합업종 법제화가 지연되자 소상공인연합회가 국회를 규탄하고 나섰다. 소공연은 "정쟁을 일삼으며 민생을 외면하고 약속을 지키지 않는 국회를 좌시하지 않겠다"며 5월 내 법안 통과를 촉구했다.
25일 소공연은 국회 정문 앞에서 국회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소상공인들이 생업을 포기하고 나올 만큼 절박한 상황인데도 국회가 이를 외면하는 현실에 분노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최승재 소공연 회장은 "지난 19일 각 당 대표를 만나 특별법 당론 채택을 요구했으나 약속을 지킨 곳은 정의당 뿐"이라며 "국민의 기본권인 생존권 보장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외면하는 국회가 존재 이유를 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6월 말 47개 업종이 적합업종 지정 만료를 앞두고 있는 데 대해 최 회장은 "유진기업이 정부 권고안을 무시한 것처럼 대기업들은 호시탐탐 시장 침탈을 노리고 있다"면서 "하루의 공백만 있어도 벌떼처럼 소상공인 업종으로 파고들 것이 분명하고 이에 따른 독점으로 소비자 피해가 예상되는 데도 국회가 이를 외면하는 것을 두고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대선 당시 모든 대선 후보가 국민들에게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 법제화를 약속했으나 현재의 정치 행태는 국민과의 약속을 저버리는 것"이라며 "정당들이 법안 처리 과정에서 말만 앞세우며 소극적으로 임하는 자세를 지속할 경우 가족을 포함한 2000만명의 소상공인들은 6월 지방선거에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들을 투표로 심판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공연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적합업종 법제화가 계속 지연될 경우 사업을 지속할 수 없다는 의미에서 사업자등록증과 국회의사당 팻말을 부수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퍼포먼스에 앞서 최 회장은 "사업자등록증은 소상공인들이 국가의 규칙 아래 허가받고 일한다는 의미인데 이를 부순다는 것은 사업 자체를 접을 위기에 놓인 절박함을 의미한다"며 "법안 통과가 안 되면 사업을 계속할 수 없는 상황에서 투쟁 말고는 방법이 없다. 소상공인들이 실제로 사업자등록증을 불사르는 사태를 만들지 않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소공연은 20일 출범한 4기 동반성장위원회가 소공연 추천인사를 배제한 데 대해서도 지적했다. 최 회장은 "동반위는 소상공인을 대표하는 법정 경제단체인 소공연을 무시하고 있다"며 "중립적이고 공정한 방식으로 적합업종심의위원회를 구성해 특별법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치영 생계형 적합업종추진 비상대책위원장은 "소상공인들이 농성과 집회로 특별법 통과를 이뤄낸다 해도 불공정한 조직이 이를 심의할 경우 그 동안의 노력이 허사가 될 수 있다"며 "심의위원회를 통해 공정하게 심의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여한 장지영 대리운전총연합회 회장은 "대리운전업계가 O2O(온·오프라인 연계) 사업을 먼저 시작했음에도 카카오가 이를 본따 카카오앱을 만들었다"며 "이런 대기업을 정부가 밀어주고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 정부를 믿을 수 없다. 앞으로도 소상공인들과 함께 법안 통과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소상공인연합회는 25일 생계형 적합업종 법제화를 지연시키는 국회를 규탄하기 위한 기자회견에서 사업자등록증과 국회의사당 팻말을 부수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사진/강명연 기자
강명연 기자 unsai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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