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불패 신화 깨지나)투기세력 겨냥한 융단폭격…수도권-강남 일제히 약세 전환
3월 말부터 하락세 전환…강남 실거래가 1억원 빠져
매수자 우위, 이례적 움직임도
2018-04-16 06:00:00 2018-04-16 06:00:00
[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지난 4월1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세 시행 이후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4월을 기점으로 부동산 시장이 변곡점을 맞이할 것이라는 시장 전망이 들어맞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런 분위기는 한국감정원을 비롯해 여러 리서치센터에서 발표한 지표로 확인된다. 매도보다 매수 우위로 전환하는 등 시장에서 흔치 않은 변화가 나타난다. 
 
한국감정원과 부동산114 등 매주 아파트 매매 가격을 조사하는 기관에 따르면 기관마다 차이는 있지만 4월부터 부동산 시세가 대체로 약세를 보인다. 한국감정원 조사에서는 아파트 매매 가격이 3주 연속 하락했고, 부동산114 조사에서는 가격 상승폭이 둔화됐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시행과 재건축 규제 강화 등으로 매도자와 매수자가 모두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거래건수가 급감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감정원이 지난 12일 발표한 4월 둘째주(9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을 보면 매매 가격이 전주보다 0.03% 하락했다. 0.02% 하락한 첫째주(2일 기준)에 이어 하락세가 계속됐다. 특히 전국 아파트 가격 하락은 4월 들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지난달엔 매주 0.00~0.01%를 기록하며 보합세를 유지했다. 그러다 3월 마지막 주 0.01% 하락 반전해 3주 연속 하락세다. 전국 아파트 매매 가격이 하락한 것은 지난해 2월 첫째주 0.01% 하락한 이후 처음이다. 4월 들어 낙폭도 커졌다. 
 
아파트 매매 가격 하락세는 지방뿐 아니라 그동안 집값을 끌어올렸던 수도권과 서울 강남권까지 확산되는 흐름이다. 수도권은 3월말 매매 가격이 전주보다 0.05% 상승했지만, 4월 첫째주 상승폭은 0.03%로 둔화됐다. 4월 둘째주도 매매 가격이 전주 대비 0.02% 상승하는데 그쳤다. 4월 둘째주 강남4구 집값은 2017년 9월 첫째주 이후 30주만에 하락 전환했다. 3월 셋째주 0.12%, 3월 넷째주 0.06%, 4월 첫째주 0.01% 상승했던 강남4구 지역이 4월 둘째주 0.01% 하락하며 꺾였다.
 
민간단체인 부동산114가 조사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도 양상이 비슷하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4월 들어 전국 아파트 가격이 전주보다 하락하진 않고 있지만, 매주 가격 상승폭이 급격히 둔화되는 모습이다. 3월 마지막 주 0.1% 상승했던 아파트 매매가격이 4월 첫째주 0.06%, 둘째주 0.05% 상승하는데 그쳤다. 서울도 3월말에는 0.24% 상승했지만, 4월 첫째주와 둘째주 각각 0.16%, 0.13%로 상승곡선이 구부러지고 있다.
 
KB국민은행이 매주 발표하는 ‘주간 KB부동산 라이브 온 주택시장 동향’ 조사를 봐도 부동산 시장은 4월 들어 주춤한다. 3월 마지막주와 4월 첫째주 0.03% 올랐던 주간 아파트 매매 가격이 4월 둘째주 0.01%만 상승했다. 다수의 지표가 4월 부동산 시장 약세를 가리킨다.
 
실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서는 지난 3월에 비해 4월 아파트 가격이 1억원 이상 하락한 곳도 나타났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에 위치한 개포주공 1단지에서 지난 3월말 17억1000만원(3층)에 팔렸던 아파트가 4월 첫 주 거래에서는 15억9500만원(4층)까지 내려갔다(전용면적 50.38제곱미터 기준). 또 송파구 장지동에 위치한 송파파인타운5단지에서도 지난 3월말 9억원(8층)에 팔렸던 물건이 4월초에는 8억원(17층)에 팔렸다(전용면적 84.98제곱미터 기준). 4월을 기점으로 불과 1~2주만에 1억원 이상 집값이 하락한 것이다.
 
특히 서울 부동산시장은 4월로 접어들면서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더 많은 ‘매수자 우위 시장’으로 돌아선 것이 나타났다. KB국민은행의 주간 주택시장동향 조사에 따르면 4월2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수우위지수는 94.8%로 3개월 만에 기준점인 100 밑으로 떨어졌다. 매수우위지수는 부동산중개업체 3000여 곳을 대상으로 아파트 매도자와 매수자 가운데 어느 쪽이 많은지를 확인해 산출하는 수치다. 지수 범위는 0~200으로 기준점 100을 넘으면 매수자가, 넘지 못하면 매도자가 상대적으로 많다는 뜻이다.
 
서울 송파구 아파트 단지내 상가 공인중개사에 아파트 매매가격이 게시된 모습. 사진/뉴시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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