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2위 자리를 놓고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삼성전자가 40%에 육박하는 점유율로 1위 자리를 굳히는 동안 2위권 업체들은 3D낸드 비중을 확대하며 점유율 높이기에 매진 중이다. 확고한 2위를 만들어 낼 동력이라 평가받던 도시바의 메모리반도체 매각이 차질을 빚으면서 혼전 양상이 짙어졌다.
5일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삼성은 지난해 분기별 낸드 점유율을 높여 40%에 도달했다. 반면 2위권 업체들은 점유율이 오르락내리락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삼성은 40.4%를 차지하며 시장을 독주했고, 도시바 16.2%, 웨스턴디지털(WD) 14.8%, SK하이닉스 11.6%, 마이크론 9.9%를 기록했다.
도시바는 경영난으로 투자 시기를 놓친 데다 매각 이후 한미일 연합이 설비에 많은 돈을 투자할지 예단하기 어려워 점유율 하락이 점쳐졌다. 중국의 독점금지법 심사 장기화로 매각이 지연되는 가운데 구루마타니 노부아키 도시바 회장이 지난 1일 "매각되지 않아도 경영상 문제가 없다"고 밝히는 등 매각 철회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다만, 도시바가 낸드 원천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어 경영이 안정화되고 투자가 다시 시작된다면 주요 플레이어로 입지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도시바를 통해 시너지가 기대됐던 SK하이닉스는 자체 기술력에 기대야 하는 상황이다. 다만 다른 업체들보다 앞선 기술을 선보이고 있어 2위 도약에 대한 기대가 높다. SK하이닉스는 72단 3D낸드 양산이 지난해 말부터 본격화됐고, 양산을 확대해 하반기에는 전체 절반 이상을 차지하겠다는 목표다. 연내 96단 3D 낸드 개발을 완료하는 것은 물론 128단 3D낸드 조기 투자를 통해 낸드 경쟁력 확보에 집중할 방침이다.
미국의 마이크론과 웨스턴디지털은 64단 3D낸드를 바탕으로 출하량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공정 난도가 높아 안정적인 수율 확보가 점유율을 높이는데 관건이 될 전망이다. 특히 세계 최대 반도체 소비국인 중국이 미국산 반도체 수입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협상을 진행하고 있어 점유율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낸드 시장이 기존 2D에서 3D 쪽으로 급속히 이동하면서 기술 초격차가 중요해지고 있다"며 "독보적 기술력을 가진 삼성이 유리한 게임을 하고 있고, 2위권 업체들끼리 경쟁이 치열한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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