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우찬 기자] 공기청정기 시장이 연간 200만대 규모로 확장을 눈앞에 둔 가운데 시장 주도권을 쥐기 위한 업체들의 기술 차별화 경쟁이 치열하다. 기술 차별화의 핵심은 AI(인공지능) 기반 기술, 먼지 제거기술 강화 등으로 요약된다.
4일 가전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 공기청정기 시장규모는 연간 판매량 기준으로 2014년 50만대에서 지난해 140만대로 성장한 것으로 추산되며, 올해는 200만대로 시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공기청정기는 냉장고·세탁기(130만~150만대), 김치냉장고(120만대) 등을 훌쩍 뛰어넘는 필수가전으로 덩치가 커졌다. 업계에서는 폭발적인 성장을 하고 있는 공기청정기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해 기술 차별화로 승부를 걸고 있는 모습이다.
SK매직 공기청정기에는 '슈퍼서라운드' 기능이 탑재돼있다. 안방에 있는 공기청정기와 거실에 있는 공기청정기가 각 방 실내 공기질 정보를 서로 교환하고, 조율해 종합적으로 공기질을 관리할 수 있다. SK매직은 이달 중 딥러닝 기반의 AI 기술을 탑재한 공기청정기를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공기청정기가 사람의 동작과 공간을 인식해 공기질 관리 효율성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
코웨이는 음성인식 기반 AI를 강조한다. 미국 최대 온라인쇼핑몰 아마존 AI 음성인식 플랫폼 알렉사(Alexa)를 연계한 코웨이의 공기청정기는 사용자가 음성으로 실내공기 질을 확인하거나 바람의 양을 조절할 수 있다. 또한 코웨이는 상반기 중 AI 기반의 '액티브 액선 공기청정기'를 출시한다. 이 공기청정기는 사람의 움직임과 동작을 감지해 사용자의 주 생활공간을 파악하고 해당 공간 방향으로 회전해 스스로 공기를 청정한다. 사람이 많은 곳의 공기를 집중 관리할 수 있게 한 셈이다.
일본 가전업체 카도의 공기청정기는 기존 프리필터-미디엄필터-탈취필터-헤파필터의 4단계 먼지 집진 시스템에 가시광선을 이용한 광촉매 기술을 더했다. 카도에 따르면 가시광선에 반응하는 광촉매 기술로 본체 내에 흡입한 먼지, 세균, 곰팡이를 이산화탄소와 물로 스스로 분해해 오존을 발생시키지 않는다. 필터에 모인 먼지를 한 차례 더 분해하는 기술이다.
공기청정기 스타트업인 패스트플러스가 러시아 특허로 선보이고 있는 '에어가디언'은 필터가 아예 없는 공기청정기다. TiO2(이산화티타늄)가 코팅된 20만개의 나노광촉매 구슬에 자외선을 비추면 오염된 공기가 산화 반응해 담배냄새부터 집먼지진드기, 박테리아, 곰팡이 등을 제거한다. 6개월~1년마다 필터교체가 필요한 기존 공기청정기와 달리 필터 교체가 필요 없다.
공기청정기는 사용자 개입 없이 스스로 공기질을 관리하는 방향으로 기술 발전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가전업계 한 관계자는 "별도 조작 없이 집안 공기를 스스로 분석해 정화시켜 편의성을 극대화한 AI 공기청정기처럼 사용자 편의성을 강조하는 기술 쪽으로 경쟁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라며 "시장 자체도 미세먼지 등으로 공기질이 이슈가 되고 있어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기청정기 시장은 올해 연간 판매량 기준 200만대 규모로 예상된다. 사진은 광촉매 방식의 필터 없는 공기청정기 에어가디언. 사진 제공=패스트플러스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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