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윤 기자] 조선업계 노사에 올해도 험로가 예고됐다. 일감절벽에 마른 수건을 쥐어짜고 있는 회사와 최저임금 인상 등 기본권 보장을 외치고 있는 노조 간 갈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조선업계의 올해 매출 규모는 지난해 대비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올해 연간 매출액을 각각 13조6000억원과 5조1000억원으로 제시했다. 지난해 매출 전망치보다 현대중공업은 1조7765억원, 삼성중공업은 2조8000억원 줄어들었다. 2016년 수주난이 일감절벽으로 이어졌다. 업계 대표들이 새해 신년사를 통해 한 목소리로 '위기 극복'을 강조한 이유다.
위기 극복의 타개책으로는 고정비 감축 등 원가절감이 제시됐다.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도 이어진다. 삶의 터전을 잃을 수도 있어 노조로서는 강경 대응으로 맞설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중공업은 임단협 갈등이 3년째 이어진다. 지난 9일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가 실시한 '2016·2017 임단협 잠정합의안' 찬반투표는 조합원 52.58% 반대로 부결됐다. 지부는 재교섭을 준비 중이다. 교섭이 장기화할 경우 올해 임단협과 맞물릴 수 있다. 해양플랜트사업도 갈등 요소다. 오는 7월 나스르 프로젝트를 인도한 이후에는 일감이 고갈된다. 일감을 확보할 때까지 인력 운용 방안을 놓고 노사가 갈등을 빚을 수밖에 없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해양플랜트 직영 인력은 4058명이다.
지난 9일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가 '2016·2017 임단협 잠정합의안'에 대한 투표 집계를 하고 있다. 사진/현대중공업지부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노동자협의회와 진행하던 2년치 임단협을 올해로 넘겨 3년치를 동시에 협상키로 했다. 올해 3월부터는 기존 과장급 이상에만 시행하던 임금 반납을 사원급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또 올해 말까지 희망퇴직 등을 추진해 전체 직원 가운데 2300여명의 추가 감원을 실시할 예정이다. 노사가 지난해 경영 정상화를 위해 임단협 협상 등을 미뤘던 만큼 갈등이 재발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감이 없어 매출 하락이 분명한 상황에서 최저임금 인상과 더불어 유휴인력 운용 방법을 두고 갈등을 빚을 수밖에 없다"며 "노사 관계가 수주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신상윤 기자 newm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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