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문지훈 기자]
하나금융지주(086790)가 차기 회장 선임 작업을 진행 중인 가운데 김정태 회장의 3연임 성공 여부를 두고 금융권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최근 금융권에서 재차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김승유 전 회장이 하나금융 경영진 인선에도 입김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자 일각에서는 김정태 회장과 '김승유 사단'의 경쟁으로 보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지난 9일 회의를 개최해 기존 27명이었던 회장 후보군을 16명으로 압축했다.
16명의 후보 중 현직 내부 인사는 4명이며 전직 외부 인사는 12명으로 구성됐다. 후보군 명단은 비공개이지만 금융권에서는 김정태 회장을 비롯해 김병호 하나금융 부회장,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윤규선 하나캐피탈 사장이 내부 인사 후보군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보고 있다.
외부 인사 중에서는 관료 출신이자 과거 하나금융 부회장, 기업은행장, 외환은행장을 지낸 윤용로 코람코자산신탁 회장과 김한조 전 하나금융 부회장, 김종열 전 하나금융 사장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김승유 사단으로 꼽히는 인물은 김종열 전 사장과 김병호 부회장 등이 꼽힌다. 김종열 전 사장은 김승유 전 회장이 하나금융 회장으로 재직할 당시 호흡을 맞추며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를 진두지휘했던 인물이다. 2012년 외환은행 인수 당시 노동조합의 강력한 반발로 인수 마무리가 지연되자 "대의를 위해 개인을 희생하겠다"며 자리에서 물러났다.
김병호 하나금융 부회장 역시 김승유 전 회장의 측근으로 분류된다. 2014년 김종준 전 하나은행장의 갑작스런 사퇴로 한동안 직무대행을 거쳐 하나은행장에 오른 김병호 부회장은 일찍부터 차세대 최고경영자(CEO)감으로 낙점받은 인물이다.
그러나 하나금융 안팎에서는 김정태 회장의 연임 성공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우선 김 회장은 재임기간 동안 대기업 여신 감축 등 여신 포트폴리오 개선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5년 9월 KEB하나은행 출범 후 대기업 여신에 대한 위험가중자산(RWA)SMS 27.7%에서 2016년 20.0%, 작년 9월 19.8%로 낮아졌다.
이에 따라 하나금융의 보통주자본비율 역시 출범 당시 9.79%에서 12.74%로 높아졌다. 이는 하나금융의 자산 성장세 지속 및 이자이익 중심의 이익 개선으로 이어졌다. 실제 지난 5일 하나금융의 주가는 1주당 5만2300원으로 52주 신고가를 달성했다.
이와 관련해 하나금융 회추위는 최대한 공정하고 투명하게 차기 회장을 선임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회추위는 차기 회장 후보 추천을 위한 첫 회의를 작년 10월27일 개최한 뒤 11월3일과 12월20일에 추가 개최했다. 지난달 27일 열린 4차 회추위에서는 '대표이사 회장 경영승계계획 및 후보추천절차'를 개정, 현 회장을 회추위에서 제외하고 사외이사 전원으로만 재구성했다.
윤종남 하나금융 회추위원장은 "'대표이사 회장 경영승계계획 및 후보추천절차'에 따라 충분한 시간과 논의를 거쳐 공정하고 투명한 유효경쟁 속에서 진행될 것"이라며 "이를 위해 모든 진행 절차의 공개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하나금융 회추위는 오는 15일부터 2일간 면접을 진행한 뒤 '숏리스트(Short List)'를 발표할 예정이다. 차기 회장 최종 후보는 오는 22일 발표된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왼쪽)과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 사진/하나금융지주, 뉴시스
문지훈 기자 jhm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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