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KT가 필수설비 공용화에 대해 조건부 찬성 입장을 나타냈다. 이는 기존 반대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5G 인프라 구축에 탄력을 받게 됐다.
전성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신정책국장은 5일 서울 서초구 팔레스호텔에서 열린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이동통신 3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 이후 열린 브리핑에서 "CEO들이 농어촌 등 비용이 들어가지만 수익이 적은 곳은 (필수설비를)공동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으며 적정 대가를 활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왼쪽부터)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황창규 KT 회장,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5일 서울 서초구 팔레스호텔에서 열린 간담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과기정통부
필수설비란 전봇대와 관로 등 전기통신사업에 필수적인 유선설비다. 국내 통신 필수설비의 대부분은 KT가 보유했다. 그간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5G 상용화에 필요한 필수설비를 공용화해 중복 투자를 방지하자는 입장을 보였다. 이에 대해 KT는 기존에 필수설비를 함께 쓸 경우 향후 투자 위축이 우려된다며 반대했지만 이날 이러한 입장을 선회했다. 황 회장은 국가적 5G 상용화 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하며, 적정대가를 받고 필수설비 공용화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설정한 후에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또 이날 이통 3사 CEO들은 제로레이팅에 대해 공감했다. 제로레이팅이란 특정 콘텐츠를 사용할 때 발생하는 데이터 이용료를 해당 콘텐츠 사업자가 대신 내주거나 할인해주는 것을 말한다. 소비자는 데이터 요금을 아낄 수 있고 이통사도 콘텐츠 사업자로부터 요금을 받으므로 손해가 없다. 황 회장은 "5G 시대가 되면 데이터 용량이 크게 늘어 소비자의 데이터 요금 부담이 커지지 않도록 제로레이팅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망중립성도 언급됐다. 망중립성은 망을 보유하지 않은 콘텐츠 사업자들도 데이터 트래픽 발생량에 관계없이 동등하게 망을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원칙이다. 최근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들이 많은 양의 트래픽을 발생시키면서 이통사들은 데이터 사용량이 늘어 망중립성 폐지에 찬성하고 있다. 이통 3사 CEO들은 "미국에서 망중립성 원칙이 폐지됐는데 우리도 이통사의 부담을 덜어주도록 생각해야 할 것"이라며 "콘텐츠 사업자들도 제로레이팅에 대해 전향적으로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은 CEO들에게 "5G만큼은 국가적 이슈로 접근해달라"고 요구했다. 또 유 장관은 이통 3사 CEO들에게 5G망 구축에 필요한 장비는 국산 제품을 많이 써달라고 당부했다. 과기정통부는 오는 6월 5G 주파수 경매를 실시할 계획이다. 5G 상용화 목표시점은 2019년 상반기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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