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정부가 재계와의 직접 소통에 나섰다. 첫 상대는 LG로 낙점됐다. 지배구조의 모범이 되는 데다, 여타 그룹들과 달리 총수일가의 일탈이 없어 대화 1호로 무난했다는 평가다. 정부와의 창구 역할을 하는 대한상의도 같은 이유로 LG를 추천했다. 지배구조 개선 외에도 투자의 적극성, 중소기업과의 상생협력 등도 추천 배경이 됐다는 설명이다.
김동연 부총리(왼쪽에서 다섯번째)가 12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구본준 LG 부회장(왼쪽에서 여섯번째)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12일 LG 최고경영진과의 현장소통 간담회 모두발언을 통해 "협력업체 상생에서 모범이 되는 기업"이라며 LG를 추켜세웠다. 정부 경제팀이 나선 이번 간담회는 지난 7월 말 열린 대통령과 기업인들과의 대화 연장선에서 추진됐다. 정부는 LG를 시작으로 기업과의 현장소통을 지속해서 추진한다.
김 부총리는 "정부는 경제정책 방향의 한 축으로 혁신성장을 강조하고 있다"면서 "혁신성장은 정부·민간 모든 경제주체들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경제정책 방향의 핵심목표는 일자리 창출"이라며 "고용 창출을 수반하는 신산업 분야에 대한 투자에 있어, 애로가 있다면 기업과 머리를 맞대고 함께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소득주도 성장과 혁신성장은 공정경제 기반 위에서 실현 가능하다며 대·중소 상생 협력도 주문했다. 그는 또 "기업과 정부 간 만남이 일회성이 아니고 계속해서 이어지길 바란다"며 기업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옴부즈만 채널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구본준 LG 부회장은 "정부가 먼저 혁신을 위한 소통의 자리를 만들어 준 것 자체가 기업들에게 큰 힘이 된다"며 "LG는 혁신성장 분야에 자원과 역량을 집중해 국가경제 발전에 공헌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과정에서 탑엔지니어링, 동양산업을 포함한 LG의 협력사들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기술과 인프라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다짐했다. LG는 이 자리에 김원남 탑엔지니어링 대표와 박용해 동양산업 회장을 배석시켰다.
이날 간담회에서 LG는 신사업 추진계획과 내년 투자·고용 계획, 상생협력 강화 방안 등을 소개했다. LG는 내년 전기차 부품, 차세대 디스플레이 등 신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전년보다 8% 증가한 19조원을 투자하며, 약 1만명을 신규 채용할 계획이다. 또 4조원을 투자해 LG사이언스파크를 글로벌 R&D 메카로 육성한다. 이와 함께 협력사들을 대상으로 8581억원의 무이자·저금리 직간접 대출을 운용하는 등 상생협력 생태계 구축에 힘쓴다는 방침이다. LG는 미국의 한국산 세탁기에 대한 세이프가드에 대한 우려와 함께 중국 OLED 공장의 일정 지연에 대한 애로도 건의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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