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퇴출 1순위 '설왕설래'

내달 정부 구조조정 방안 발표…STX조선·성동조선 '1순위'

[뉴스토마토 신상윤 기자] 조선업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정부가 다음달 중 조선업 등 산업계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할 것을 시사하면서다. 채권단 실사를 마친 STX조선해양과 성동조선해양 등이 퇴출 대상으로 거론된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7일 "국회 예산 심의가 마무리되는 대로 산업 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열어 구조조정 방안을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김 부총리는 시장 중심의 구조조정을 시행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정부나 금융권의 지원 없이는 생존 가능성이 낮은 기업들을 퇴출시키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의 구조조정 방안은 이르면 다음달 초 나올 전망이다. 앞서 지난 20일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STX조선해양과 성동조선해양에 대해 구조조정을 준비하고 있다"며 산업부가 조선업 구조조정을 주도할 뜻을 드러냈다.

 

지난 27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회 예산 심의가 마무리되는 대로 산업 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열어 구조조정 방안을 확정하겠다"고 말했다. 사진/기획재정부

 

STX조선해양과 성동조선해양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KDB산업은행은 최근 STX조선해양에 수차례 지연했던 선수금환급보증(RG)을 발급했다. 인건비 등 고정비 30%를 절감하는 조건이다. STX조선해양은 다음달 11일까지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현재 1400여명에 불과한 직원들이 큰 폭으로 줄어들 경우 선박 건조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성동조선해양도 상황은 좋지 않다. 현재 야드에는 일감이 없다. 앞서 수주한 선박은 내년 초에나 건조를 할 수 있다. 수주도 끊겼다.

 

STX조선해양과 성동조선해양의 주 채권단은 각각 KDB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이다. 채권단은 최근 두 조선소에 대한 실사를 마쳤다. 실사 결과는 발표되지 않았지만, 모두 청산가치가 존속가치보다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업계에서는 정부가 발표하는 구조조정을 통해 어떤 조선소가 퇴출될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선박 발주량이 크게 늘지 않을 것으로 전망돼 조선업계 구조조정은 불가피해 보인다"면서도 "다만 일선 조선소들도 정부의 구조조정 뜻에 동참하고 있는 만큼 산업적 측면을 더 깊이 고려한 결과가 나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상윤 기자 [e-mail]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