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검찰이 박근혜 정부 당시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를 상납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을 21일 조사 중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양석조)는 이날 오후 현 전 수석을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 전 수석은 청와대가 지난해 4·13 총선 전 경선 등과 관련한 다수의 여론조사를 진행한 후 국정원에서 현금 5억원을 받아 수행업체에 대금을 지급하도록 한 과정에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2015년 7월부터 2016년 6월까지 근무하는 동안 매달 국정원 특수활동비 500만원을 전달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현 전 수석은 이달 초 검찰의 소환 통보에는 응하지 않았다.
검찰은 지난 20일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과 안봉근 전 국정홍보비서관을 특정범죄가중법(뇌물수수·국고손실)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했다. 이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공모해 남재준 전 원장으로부터 6억원, 이병기 전 원장으로부터 8억원, 이병호 전 원장으로부터 19억원을 전달받은 혐의다. 안 전 비서관은 별도로 1350만원을 받는 등 단순 뇌물수수 혐의도 포함됐다.
이와 함께 검찰은 이 전 비서관에 대해서는 지난해 7월 상납 중단을 지시한 후 9월 이병호 전 원장으로부터 추가로 받은 2억원과 총선 여론조사와 관련해 그해 8월 5억원을 받은 부분에 대해 더 조사를 진행한 후 추가로 기소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1차례 구속영장이 기각됐던 이 전 원장을 19일 오후 2시 피의자 신분으로 다시 불러 9시간 정도 조사를 진행했다.
앞서 검찰은 14일 이 전 원장에 대해 특정범죄가중법 위반(국고손실·뇌물공여)·업무상횡령·국가정보원법 위반(정치관여금지)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하지만 권순호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7일 이 전 원장에 대한 영장심사 결과 "피의자의 주거와 가족, 수사 진척 정도와 증거관계 등을 종합하면, 피의자에게 도망과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한편 현 전 수석은 부산 엘시티 시행사인 청안건설 이영복 회장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지난 6월 1심에서 징역 3년6개월에 벌금 2000만원, 추징금 약 3억3700만원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현 전 수석은 이달 6일 보수 단체 지원 명단인 이른바 '화이트리스트'와 관련해 직권남용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허현준 전 국민소통비서관실 선임행정관과의 공모 관계로 수사 대상에 포함되기도 했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연루 의혹을 받는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1월26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사무실에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되어 조사실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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