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쌍용차를 제외한 국내 완성차 업체 4곳이 올해 임금과 단체협약에서 난항을 이어가면서 업계 혼란도 가중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현대차 노조는 28일 8번째 부분파업에 돌입한다. 기싸움을 넘어 전면전까지 치달을 경우 실적 부진과 더해지면서 노사 양쪽 모두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우려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올해 임단협 교섭과 관련해 28일 8번째 부분파업을 이어가기로 했다. 이번 파업에는 조합원 4만5000여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파업 당일 1조 근무자는 오전 11시30분부터, 2조 근무자는 오후 8시20분부터 각각 4시간 파업에 돌입한다. 노조는 이를 위해 이날 낮 12시 울산공장 앞에서 조합원 보고대회 형식의 파업 집회를 열기로 했다. 아울러 노사는 이날 현대차 울산공장 아반떼룸에서 임단협 타결을 위한 사실상 막판 교섭을 진행한다.
앞서 노조는 지난 10일부터 25일까지 총 7차례에 걸쳐 부분파업을 진행한 바 있다. 사측은 노조의 부분파업으로 차량 3만여대를 생산하지 못해 6200여억원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노조의 부분파업이 계속될 경우 생산 차질에 따른 피해도 눈덩이처럼 불 수 있다.
사측은 최근 두 차례 임단협 교섭에서 호봉 승급분(정기 승급분+별도 승급분 1호봉 = 4만2879원) 지급을 제외한 기본급 인상 불가, 성과금 250%+140만원 지급에 이어 단체 개인연금 5000원(현재 2만원) 인상, 복지포인트 10만원(회사가 지정하는 곳에서 현금처럼 사용 가능) 지급 등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노조는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의 제안이 아니라며 즉각 거부 의사를 밝히고 부분파업을 이어오고 있다. 노조는 현재 임금 15만4883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아울러 주간연속2교대제 8+8시간 완성, 해고자 원직 복직, 4차 산업혁명에 따른 고용보장 합의 체결 등도 요구하고 있다.
기아차도 비상이다. 기아차 노조는 지난 22일 한 차례 부분파업을 진행했지만, 이후 파업은 오는 31일 예정된 통상임금 관련 법원 선고까지 지켜본 후에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통상임금 소송에서 노조가 패소할 경우 기아차를 비롯해 자동차 업계의 대규모 파업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 통상임금이 임단협을 비롯한 모든 현안들을 블랙홀로 빨아들일 수 있어 업계로서는 태풍의 눈으로 여긴다.
르노삼성과 한국지엠은 일단 숨고르기에 들어간 상태다. 르노삼성 노사는 지난 주말 밤샘 협상까지 진행했지만, 합의점을 찾지는 못했다. 다만 노사는 28일 오전에 다시 모여 8차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다. 한국지엠 노조 역시 다음달 1일 신임 사장 취임 이후에 노사 교섭을 재개하고 요구를 관철시킨다는 계획이다. 노조는 특히 사측과의 협상에서 한국시장 철수설 등에 대한 경영진의 확실한 답변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속노조 산하 현대기아차그룹계열사 근로자들이 22일 서울 현대자동차그룹 본사 앞에서 노동자 총집결 투쟁대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