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거래 피해 35%는 '구제 불능'
서울연구원 "해외직구 범람 이후 피해 증가"
2017-06-04 13:23:50 2017-06-04 13:23:56
[뉴스토마토 이광표 기자] 온라인 쇼핑 시장이 급성장한 가운데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을 이용한 전자상거래 피해자 10명 가운데 3∼4명은 제대로 구제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서울연구원이 발표한 '서울시 전자상거래 사업체의 관리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9월 서울시 전자상거래센터에 접수된 소비자 피해는 총 7630건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피해처리 결과가 '적절하다'고 평가된 경우는 64%(4886건), '미흡하다'는 36%였다. 설문은 피해를 신고한 소비자와 상담자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지난해 상반기 접수된 피해 사례 4154건을 살펴보면, 업체가 계약을 취소(해제·환급·카드결제취소)하는 방식으로 구제가 이뤄진 경우는 29.3%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계약 이행(4.4%), 교환·수리(0.7%), 배상(0.6%), 시스템·서비스 개선(0.3%), 합의(0.1%) 등 소비자 입장에서 '적절'하게 처리된 경우는 35.4% 수준에 그쳤다.
 
이에 대해 서울연구원 관계자는 "피해 사례를 파악한 뒤 적절한 조치를 위해 관련 정보를 알려주고, 한국소비자원이나 수사기관 등으로 안내한 경우가 많다"며 "이런 경우 최종적으로 피해를 구제받거나 그렇지 못한 경우가 모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피해 거래 유형별로는 인터넷 쇼핑몰이 64.5%로 가장 많았다.
 
인터넷 경매·오픈마켓(9.8%), 블로그·카페·카카오스토리 등 소셜마케팅(7.5%), 해외구매대행서비스(6.8%) 등이 뒤를 이었고, 인터넷 공동구매(2.0%)와 인터넷 개인 간 거래(1.8%)도 있었다. 범위를 넓혀 2011∼2016년 상반기 소비자 피해 사례를 유형별로 분석하면 계약취소·반품·환급이 35.4%로 가장 많았고, 배송지연이 19.8%로 뒤를 이었다. 운영중단·폐쇄·연락 불가 18.6%, 사기·편취 9.5%, 제품 불량·하자 6.0% 등이 뒤를 이었다.
 
연도별로 보면 2011년 2만110건에서 2012년(1만5374건), 2013년(1만1371건)에는 줄었다가 2015년 1만3003건으로 다시 늘어났다. 전자상거래가 안전한 방향으로 정착되다가 2015년 해외직구(해외직접구매) 관련 피해 신고가 증가하면서 전체 피해 건수도 함께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피해 물품은 의류·속옷이 36.7%로 가장 많았고, 신발·가방·패션잡화·귀금속이 27.8%로, 두 분야의 피해가 전체의 65%를 차지했다. 이어 레저·문화(4.6%), 가구·생활·주방(4.2%), 화장품·향수(2.4%), 휴대폰(2.3%), 가전용 전기제품·영상(2.1%) 등 순이었다.
 
피해 금액은 5만원 이하가 35.5%, 5만∼10만원 24.9%로 절반 이상이 10만원 이하였다. 10만∼15만원은 12.4%, 15만∼20만원 7.8%였고, 30만원 초과도 12.3%였다.
 
윤형호 서울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피해·분쟁을 예방할 수 있도록 권한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자상거래법 개정이 필요하다"며 "전자상거래 위법행위나 다중피해 발생에 지자체가 영업정지를 직접 명하거나 공정위에 요청할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하고, 불법거래 사이트에 대한 임시중지명령 권한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인천 중구 인천세관 특송물류센터에서 관계자들이 선주문된 해외직구 물품 통관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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