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서울대공원에 마지막 남은 남방큰돌고래 '금등'과 '대포'가 고향 제주도로 돌아간다.
18일 서울대공원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방류계획을 공개한 후 금등과 대포는 자연 적응을 위해 실시한 활어먹이훈련과 건강검진을 통과해 제주도로 돌아갈 준비를 마쳤다.
금등과 대포는 제주도 어종과 비슷하게 산 채로 준비한 고등어, 광어, 오징어들을 빠르게 추격해 잡아먹거나 물었다 놓았다 장난치는 등 아직 야생본능이 죽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금등은 1999년(당시 7~8세, 수컷) 제주 한경면 금등리 앞바다, 대포는 2002년(당시 8~9세, 수컷) 제주 중문 대포동에서 각각 어업용 그물에 걸려 서울대공원 동물원에 들어왔다.
금등·대포는 오는 22일 오전 7시쯤 그동안 살던 서울대공원 해양관을 출발해 무진동 차량과 전용 화물기를 번갈아 타며 이날 오후 3시쯤 제주 함덕리 해상가두리로 도착한다.
550㎞, 8시간에 걸친 여정에는 서울대공원의 수의사와 사육사가 동행하며 돌고래들의 건강상태를 살핀다.
금등·대포는 함덕리 해상가두리에서 약 2개월간 수온, 바람 등 제주바다의 환경에 적응하면서 활어먹이 훈련을 받는다.
제주바다에 자연 서식하는 남방큰돌고래 무리와 가두리 그물사이로 접촉할 가능성도 있다.
자연적응 훈련과정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서울시와 해양수산부, 동물보호단체 등으로 구성된 민·관 방류위원회에서 자연방류 시기를 결정하며, 7월 중순으로 예상된다.
서울대공원의 돌고래 방류는 이번이 세 번째이자 마지막으로 앞서 2013년 제돌이와 춘삼이, 삼팔이를 방류했고 2015년에는 태산이, 복순이가 제주도 바다로 돌아갔다.
금등과 대포, 큰돌고래 태지 세 마리가 등장하던 서울대공원 생태설명회도 지난 7일을 마지막으로 종료됐다.
금등·대포 등과 달리 일본 다이지에서 잡힌 큰돌고래 태지는 종과 환경이 달라 제주도나 일본 대신 다른 지역으로 보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아시아 최초이자 세계에서 유일하게 지방자치단체가 나서 진행한 돌고래 방류사업은 초기에는 비용 부담과 자연적응 성공 여부 등을 두고 논란도 있었다.
4년여가 지난 현재 앞서 방류된 돌고래들은 짧게는 방류 4일만에 무리에 섞여 헤엄치는 모습이 관찰되면서 많은 이들에게 ‘방류사업’이 성공했음을 입증했다.
방류한 돌고래들은 야생에서 능숙하게 사냥을 하거나 하룻밤 사이 100㎞를 이동하며 다른 개체에 전혀 뒤쳐지지 않았으며, 지난해에는 암컷인 삼팔이와 춘삼이가 새끼를 낳아 기르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국제보호종인 남방큰돌고래는 제주 연안에 100여마리 정도가 서식 중이나 연안 난개발, 과도한 선박 운항 무리한 해상풍력발전 등으로 개체 수 유지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서울대공원 관계자는 “금등과 대포는 서울대공원에서 볼 수 있는 마지막 남방큰돌고래로 많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오래 기억되는 이름이길 바란다”며 “동물복지와 종 보전에 대한 동물원의 노력을 기억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 7일 오후 경기도 과천시 서울동물원 해양관에서 금등과 대포의 마지막 돌고래 생태설명회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서울대공원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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