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 전 차관 "최순실이 거짓말…삼성에 후원금 강요한 적 없어"
최씨 "김 전 차관이 영재센터 후원자로 삼성 언급"
김 전 차관 "대통령 관심사항이라는 것이 지원 이유"
2017-03-24 16:13:06 2017-03-24 16:13:06
[뉴스토마토 이우찬 기자]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이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이하 영재센터)에 대한 삼성 후원금 강요 혐의를 부인하면서 최순실씨가 관련 진술을 거부하는 것은 스스로 거짓말을 한 것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김 전 차관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김세윤) 심리로 24일 열린 자신과 최씨, 장시호씨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이같이 증언했다. 최씨는 검찰 조사에서 “시기는 정확하지 않지만 김 전 차관에게 영재센터 후원할 곳이 있으면 알아봐달라”고 했다. 이 같은 요청을 받은 김 전 차관이 삼성이 후원할 것 같다고 말했다는 게 최씨 주장이다.
 
하지만 김 전 차관은 이날 법정에서 “그런 사실 자체가 없다”고 반박했다. 검찰이 “최씨가 왜 그런 진술을 했느냐”고 묻자 김 전 차관은 “최씨가 삼성 후원 부분 진술에 대해 증언을 거부한 것을 보면 본인 스스로 거짓말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최씨는 지난 17일 재판에서 삼성의 영재센터에 대한 후원과 관련된 증언을 모두 거부한 적이 있다.
 
김 전 차관은 이날 “영재센터를 지원한 데에는 대통령 관심사항이라는 것이 가장 큰 요인이었다”고 말했다. 김 전 차관은 다만, 김재열 제일기획 스포츠사업총괄 사장이 검찰 조사에서 "영재센터가 대통령 관심사항이라고 김 전 차관이 말했다"고 진술한 부분에 대해 "전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문체부 산하 공기업 그랜드코리아레저(GKL)가 더블루K와의 부당한 용역계약을 체결한 의혹에 대해서도 청와대가 개입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김 전 차관은 “GKL 측은 청와대 오더(지시)가 없었으면 더블루K가 낀 스포츠단 창단을 고려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는 검찰 질문에 “그건 맞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청와대 지시라서 이기우 GKL 대표가 무시하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블루K는 최씨가 실소유한 회사이다.
 
김 전 차관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씨,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수석 등과 함께 지난해 5월 GKL에 압력을 행사해 장애인 펜싱팀을 창단하도록 하고, 최씨가 운영하는 회사 더블루K와 에이전트 계약을 맺도록 강요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또 최씨, 장씨와 함께 2015년 10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장씨가 영재센터에 삼성전자가 16억2800만원을 지원하도록 강요한 혐의도 받는다. 다음 재판은 오는 31일 열린다.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 김동성씨와 김재열 사장 등에 대한 증인신문이 예정돼 있다.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이 24일 오전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호송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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