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준상기자] 이달 들어 외국인투자자의 국내증시 내 자금이탈이 지속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 변동성 확대,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 결정 등이 외국인의 차익실현 욕구를 자극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국내 정치적 혼란, 미국의 금리인상 우려감 등 대내외 변수들이 복합적으로 외국인의 투자심리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월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6000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던 외국인은 2월 이후 4800억원 가량 순매도로 방향을 틀었다. 지난 1월말 3600억원 넘는 대규모 순매수 이후 그간 지속해오던 매수 탄력이 약해진 가운데 2월 들어서는 하루걸러 1000억원에서 2000억원 규모의 ‘팔자’세가 반복되고 있다.
김진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초 이후 미국 도널드 트럼프 신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대미무역흑자국에 대한 환율 조작국 지정 우려로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며 긍정적 스탠스를 유지했던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기조를 약화시키고 있다”고 짚었다.
긍정적인 스탠스를 유지했던 외국인의 매수기조 약화는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 등에서도 원인을 찾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 시각변화는 트럼프 정책 불확실성 심화에 따른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심리 약화, 4월 미 재무부 환율 보고서에 대한 사전 스트레스성 반응이라 볼 수 있는 원화 환율 변동성 확대, 국내증시 외국인 수급 방향성을 좌우하는 선행변수 중 하나인 중국과 이머징마켓(EM) 경기 모멘텀의 고점반락, 통상 외국인의 차익실현 빌미로 활용돼왔던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 발표 등에 연유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임혜윤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1월 중순 이후 외국인은 그간 지수 상승을 이끌던 반도체보다는 철강, 은행 등에 집중되고 있다”면서 “제한된 유동성 하에서 외국인의 수급의 향방에 주목할 시점”이라고 짚었다.
한편, 전문가들은 당분간 외국인 수급 방향성과 관련해 내부변수보다 대외환경 변화에 연동하는 형태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김용구 연구원은 “글로벌 매크로와 정책 기대감 부활, 환율 변동성과 정치 리스크 완화가 선결과제”라며 “기류변화의 분기점은 3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중국 양회, 4월 미국 재무부 환율보고와 프랑스 대선이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달 들어 외국인투자자의 국내증시 내 자금이탈이 지속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 변동성 확대,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 결정 등이 외국인의 차익실현 욕구를 자극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사진/뉴시스
권준상 기자 kwanjj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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