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효정기자] 각종 부담금이 크게 늘면서 중소기업들이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부담스러워 하는 부담금은 전력부담금으로 꼽혔다. 부담금을 납부하기 위해 돈을 빌리는 등 악순환이 이어졌다.
20일 중소기업중앙회가 중소제조기업 500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중소기업 부담금 실태조사' 결과, 기업의 61.4%가 '전력부담금'이 가장 부담스럽다고 답했다. 현행 전기사업법에 따라 개인과 기업은 전기요금에서 3.7%를 부담금으로 내야한다.
전력부담금의 경우 ▲가장 많은 지출금액 ▲최근 3년간 부담률 증가가 가장 높은 부담금 ▲개선 또는 폐지가 필요한 부담금을 묻는 문항에서 1순위로 조사됐다. 중앙회는 "전력부담금의 경우 지출금액이나 개선이 필요한 항목 등의 문항에서 타 부담금에 비해 압도적인 1순위로 나와 적정수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개선 또는 폐지가 필요한 부담금으로 전력부담금(60%)에 이어 환경(12.2%), 폐기물(12%) 등 순으로 꼽혔다. 개선이 필요한 이유로는 응답기업의 63.8%가 '과도한 지출금액'을 지적했으며, '업종별 요율조정 필요'(9.8%), '납부 이유 및 기준 불명확'(9.2%), '유사부담금 존재'(5.5%) 등이 뒤를 이었다.
올해 지출한 부담금 총액은 평균 812만3000원으로 나타났다. ‘50만~200만원 미만’이 32.2%로 가장 높았고, 이어 ‘200만~1000만원 미만’(28.8%), ‘0~50만원 미만’(23.4%), ‘1000만원 이상’(15.6%) 순이었다.
현재 지출하는 부담금 총액에 대해 어느 정도의 부담을 느끼고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5점 척도 기준 평균 3.23점으로 조사됐다. ‘부담’이 된다고 응답한 비율은 31.2%로 나타났으며, 개인기업이 38.3%로 법인(29.8%)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많은 부담을 가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업체당 평균 2.7개의 부담금을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대 7개를 부담하는 기업도 존재해다. ‘3개’를 지출하는 비율이 29.6%로 가장 높았고, 이어 ‘2개’(25.2%), ‘1개’(20.2%), ‘4개’(18.8%), ‘5개 이상’(6.2%) 순이다.
부담금이 기업의 경영활동을 방해하는 ‘규제’라고 생각하는지 질문한 결과, ‘판단하기 어렵다’가 40.4%로 가장 높았고, 이어 ‘아니다’(37.2%), ‘그렇다’(22.4%) 순으로 나타났다. 부담금을 ‘규제’라고 여기는 기업이 많지 않지만 부담금이 경영에 미치는 악영향은 피해갈 수 없었다.
각종 부담금은 기업경영에 경제적인 부담으로 작용했다. 중소기업 71.1%는 부담금으로 인해 자금부족을 경험했으며, 이 가운데 22.4%는 자금부족으로 돈을 빌리기도 했다. 비수도권에 소재할수록, 종업원이 적을수록 차입한 경험이 높았다.
부담금 제도의 문제점으로는 '사용내역 관리 불투명'(26%), '유사 부담금 많음'(21.6%), '정부부담을 기업에 전가'(15.2%), '과도한 부담수준'(13%) 등을 지적했다.
개선방법에 대해 기업의 33.2%가 '세금과 중복되는 부담금 폐지'를 꼽았으며, '유사목적인 부담금 통합·폐지'(13%), '주요 부담금 요율조정'(13%), '신설과정 및 사후관리 강화'(8.2%) 순으로 조사됐다.
이원섭 중기중앙회 정책총괄실장은 “경기침체, 정치 불안으로 중소기업들은 힘든 한해를 보내고 있다”며 “중소기업에게 준조세 같이 부담이 되는 부담금에 대한 정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효정 기자 emy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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