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비 감당 한계"…전월세상한제 도입 다시 '고개'
잇따른 정부 대출 심사 강화…치솟는 전월세에 서민 부담
그동안 반대했던 여당 의원들도 동참 분위기
2016-11-28 16:23:47 2016-11-28 17:07:49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근본적인 서민 주거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으로 '전월세상한제' 도입에 대한 논의가 최근 다시 활발해 졌다.
 
정부가 부동산 과열을 막겠다며 각종 대출 규제를 강화하고 있지만 정작 서민들의 주거 복지를 위한 대책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전월세상한제가 치솟는 전월세 안정과 집값 거품을 제거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여소야대 정국으로 이번 국회 회기 내에 관련 법안이 처리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제도 도입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월세상한제는 전세와 월세 인상률을 일정 수준 이내로 제한하는 제도다. 전월세 인상률이 연간 물가 상승률의 3~4배 수준으로 급격하게 오르면서 서민들의 주거환경이 점차 열악해지자 이를 막기 위해 등장했다. 이 제도는 지난 18대 국회에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에 포함되며 수면 위로 떠올랐지만 정부와 여당의 반대로 번번이 도입이 무산됐다.
 
하지만 대부분 국민들의 정상적인 소득으로 전월세 인상률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계속되면서 실질적인 주거안정 대책으로 전월세상한제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금융감독원의 '국내 은행 전세대출 현황'에 따르면 올 상반기 말 기준 은행권 전세대출 잔액은 44조8000억원으로 1년 사이 18.8% 증가했다. 이는 정부가 관심을 쏟고 있는 가계대출 증가율(11.1%)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전세대출 잔액은 올 상반기에만 3조8000억원 늘어나 지난해 상반기(2조6000억원)보다 46%나 급증했다.
 
전셋값은 여전히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2년 전 서울에서 3억원하던 전세를 올해 재계약하기 위해서는 3억6000만원이 필요하다. 서울 평균 전세 인상분은 6000만원, 구별로 따지면 7000만원 이상 오른 곳도 6곳이나 된다.
 
일반 직장인의 경우 보통 전세계약 기간인 2년 간 열심히 돈을 모아도 전세 인상률에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 가운데 정부에서는 과열된 부동산 시장을 정상화하겠다며 각종 대출 심사를 강화하고 있다. 규제가 강화되면서 대출 잔액은 감소하는 데 대출금리는 빠르게 상승하면서 서민들의 실질 대출액은 이전에 비해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이 때문에 주택구입은 커녕 오르는 전월세 가격을 맞추기도 힘들어졌다. 서울에서 수도권으로 밀려나는 인구가 늘면서 서울 인구도 갈수록 감소하는 추세다.
 
상황이 이렇자 전월세상한제 도입 등 내용을 담고 있는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에 대한 논의가 최근 다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그동안 반대를 고수했던 여당 의원들도 점차 가세하는 분위기다. 새누리당 김성찬 의원은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을 골자로 하는 더불어민주당 윤후덕 의원의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에 공동발의자로 참여했다. 이 외에 일부 여당의원들도 임대차보호법 전면 개정을 주장하고 있다. 이번 국회에서만 관련 개정안이 8건이나 발의됐다.
 
업계에서는 20대 국회가 전월세상한제를 도입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보고 있다. 여소야대 정국 상황에서 내년 대선을 앞두고 표심을 얻기 위한 서민정책이 필요하다는 점과 실질적인 서민 주거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그 어느 때보다 높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이와 관련 그동안 전월세상한제 도입 필요성을 꾸준히 제기했던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지난 23일 전월세상한제, 계약갱신권 도입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주택임대차보호법 일부개정안을 입법청원했다.
 
경실련은 "수년째 정부의 전월세 시장 방치로 전셋값은 급등하고 저금리로 인해 월세로의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무리하게 빚을 내서 집을 살 수밖에 없도록 내모는 것이 아니라 임대시장 안정을 통해 임대를 통해서도 일정기간 안정적인 거주권을 보장해야 한다"며 "20대 국회는 서민주거안정 정책을 이번 국회에서 기필코 법제화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정부의 대출 심사가 강화되면서 전월세 시장 안정을 위해 '전월세상한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서울 여의도 국회정문 앞에서 경실련 소속 회원들이 전월세 안정 대책 도입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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