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수서발 고속철도(SRT)라는 공동의 호재를 안은 동탄2신도시와 평택 분양시장이 개통을 앞두고 사뭇 다른 모습이다. 11.3부동산 대책 영향권을 벗어난 평택이 재도약을 꿈꾸고 있는 반면, 동탄2신도시는 어수선한 분위기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9일 수서고속철도 개통을 앞두고 그동안 경기권 대표 수혜지역으로 꼽히던 동탄2신도시와 평택 분양시장의 온도차가 커지고 있다. 평택이 SRT는 물론 각종 호재를 앞세워 무난한 훈풍을 기대하는 반면, 동탄은 '여전히 나쁠 것 없다'와 '거품이 걷힐 것'이라는 의견이 뒤섞여 갈팡질팡 하는 모양새다.
SRT는 동탄과 평택을 관통하는 대표 호재로 꼽힌다. 서울 강남 수서를 출발해 화성 동탄역과 평택 지제역을 거쳐 부산과 광주를 오가는 수서고속철은 서울역 중심의 철도 영향권을 수도권 동·남부까지 확대하는 것은 물론 신도시와 전국을 빠르게 연결할 수 있어 역사가 위치한 부동산 시장을 들썩이게 만들었다.
특히 동탄의 경우 수서고속철로 인해 서울 강남까지 20분대에 이동할 수 있는데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개발까지 겹치는 복합 교통망 수혜에 실수요는 물론, 투자수요까지 몰려들며 내내 식을줄 모르는 열기를 보였다. 때문에 신규분양을 하는 곳 입장에서도 SRT는 붙박이 홍보 요소였다.
하지만 지난 3일 정부가 발표한 11.3부동산 대책은 동탄2신도시 분양시장에 최대 악재로 작용했다. 공공택지 전매제한이 소유권 이전 등기시까지로 강화덴데다 향후 1순위 청약이나 재당첨 등도 제한되며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에 중장기적으로는 당연히 호재지만 당장의 분양시장에 SRT가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할 거라는 현장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이미 선방영돼 오를 만큼 오른데다 11.3대책 이후 추가 유입이 더욱 어려워졌다는 설명이다.
경기 화성시 반송동 A공인중개사 관계자는 "그동안 동탄이 과열됐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에 이번 대책으로 강남 수준의 타격을 받은 것이 사실"이라며 "당분간 투자 목적의 청약이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SRT 개통으로 서울 강남과 높은 접근성에 높은 청약 열기를 이어가던 동탄2신도시 분양시장은 11.3대책 이후 혼란스러운 분위기다. 정부 규제 이전 지난 8월 동탄2신도시 내 견본주택에 인파가 몰려있다. 사진/뉴시스
현재의 시장 분위기에 공감하면서도 개통 이후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는 입장도 있다. 인근 B공인중개사 관계자는 "공인중개사 입장에서도 쉽게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선반영 됐다는 것은 호재가 분명하다는 의미 아니냐"며 "정부 규제에 당분간은 관망세로 돌아서겠지만 문의 자체는 여전히 끊이지 않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평택은 순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어 동탄2신도시에 비해 시장 분위기가 긍정적인 상황이다. 정부 규제 영향권을 벗어난 것은 물론, SRT와 대기업 산업단지 조성 등 호재가 줄줄이 대기 중이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삼성브레인시티 개발이 속도를 내면서 시장의 활기를 더해주고 있다.
평택시 지제동 C공인중개사 관계자는 "SRT만 놓고보면 지제역까지 접근성이 용이한 지역이 한정적이기 때문에 동탄과 비교해 그 수혜정도가 약한 편"이라면서도 "정부 조정지역에서 벗어난 데다 대규모 산업단지 조성 등이 시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같은 두 지역 온도차도 결국 단기적 여파일 뿐 중장기적 관점에선 동반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동탄이 물량이 많다지만 접근성이 개선되면 여전히 평택보다는 SRT로 인해 이점이 많아 개통 직후 시장 움직임 자체는 큰 의미는 없다"며 "길게 봤을 때 두지역 모두 SRT로 인한 수혜를 입는 다는 점은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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