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호석기자] 도요타의 한국 본격론칭을 계기로 캠리 등 주력모델의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거꾸로 일본에 진출한 현대차의 성적에도 관심이 쏠린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일본에서 현대차는 존재감이 거의 없다.
현대차의 올해 일본시장 총 판매대수는 지난 10월까지 786대에 불과하다.
지난해 총 판매량은 501대에 그쳤다. 일본의 수입차 시장점유율은 0.54%다.
최근 몇달간 성적표를 보면 더욱 처참하다.
3~4월에는 각각 178대, 175대로 세자리수 판매를 올렸지만 6월에는 27대, 7월에는 15대, 8월에는 13대 판매에 머물렀다. 일본은 1년에 600만대가 팔리는 시장이다.
반면 일본차는 국내에서 쾌속질주중이다.
도요타는 10월 론칭이후 한달 정도 기간동안 지금까지 5000여대가 넘게 팔렸다.
혼다와 닛산 등 전체 일본차 판매도 계속 증가추세로 지난해에는 모두 2만 2912대가 팔렸다. 수입차 시장에서 일본차가 차지하는 비율도 35.5%에 이른다.
현대차가 일본에 진출한 것은 지난 2001년으로 동시에 도요타도 렉서스 브랜드를 앞세워 한국으로 진출했다.
9년이 지난 지금 양사의 희비는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현대차가 일본 진출에 실패한 것은 수요층 선정에서부터 잘못된 전략을 세웠기 때문인 것으로 지적된다.
일본에서 현대라는 메이커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이 많지 않는 상황에서 중형 차종을 전략차종으로 선정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과 교수는 "일본은 일본차가 최고라는 인식을 갖고 있고 한국산 자동차에 대해서는 인식이 높지 않다"며 "중형이상 차종을 선택할 수 있는 사람들이 고급 메이커가 아닌 현대를 택할 여지는 거의 없다"고 강조했다.
또 현대차의 인지도와 품질수준이 아직까지는 일본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토러스증권 채희근 중공업팀장은 "현대차의 브랜드 이미지는 아직 일본메이커들에 비해 높지 않고 제품의 품질 수준도 일본에서는 낮게 보는 경향이 크다"고 지적했다.
일본 자동차 시장은 현대 뿐만 아니라 다른 유럽이나 미국 메이커들도 고전하는 시장이다.
또 좁은 골목길이 많은데다 집에 의무적으로 주차장을 만들어야 하는 규제 등으로 인해 소형차나 경차에 대한 선호도가 대단히 높다.
이런 시장에 준중형 아반떼와 중형 쏘나타를 들고 건너간 현대차가 맥을 못추는 것은 당연하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일본시장을 포기할 수도 없다. 김 교수는 "글로벌 명차 브랜드가 되기 위해서는 일본 시장 공략이 대단히 중요하며 절대로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성공적 일본진출을 위해서는 도요타의 한국진출 과정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반일감정을 우려해 도요타 브랜드가 아닌 '렉서스' 브랜드로 한국에 들어온 사례를 벤치마킹해야 한다는 것이다.
도요타가 반일감정 해소를 위해 별도의 브랜드로 건너왔다면 현대는 '저가모델'이라는 이미지 개선을 위해 고급형 이미지를 부각시킨 새 브랜드를 기획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
현대는 이미 미국시장에서 '제네시스'의 성공으로 브랜드 이미지 개선 효과를 얻은 경험도 있다.
김 교수는 "10년 이상이 걸릴지도 모르지만 일본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브랜드 이미지 개선이 가장 급선무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뉴스토마토 이호석 기자 aris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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