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갑지않은 전세가율 하락 "전세 상승 신호일수도"
매매 상승률 전세보다 2배 넘게 높아…전세 수요 많아 가격 급등 우려도
2016-09-05 15:28:27 2016-09-05 15:28:27
[뉴스토마토 김용현기자]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전세가율이 하락 전환되면서 가격이 안정세로 접어든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전세가격 약세에 따른 전세가율 하락이 아닌, 매매가격 상승폭 확대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어서 안정을 기대하기는 아직 무리기 있다는 분석이다. 오히려 전세시장은 여전히 공급보다 수요가 많아 매매가격 상승에 따른 가격 동반 상승이 우려되고 있다.
 
5일 KB국민은행 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8월 서울 주택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은 68.5%로 지난 7월(68.7%)과 비교해 0.2%p 하락했다. 서울 주택 전세가율이 하락한 것은 지난 2011년 이후 5년 만이다.
 
강북권의 경우 7월 69.8%에서 지난달 69.9%로 여전히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강남권에서 같은 기간 67.5%에서 67.1%로 0.4%p나 하락했기 때문이다. 강남권 전세가율은 지난 5월(67.9%) 이후 3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중이다.
 
전세가율은 전세가격이 약세를 보이며 매매가격과의 차이가 벌어질 경우 주로 하락한다. 하지만 최근 전세가율 하락세는 전세가격의 여전한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매매가격이 크게 뛰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실제 8월 서울 주택 평균 전세가격은 3억3315만원으로 전달(3억3196만원)으로 0.36% 올랐다. 같은 기간 매매가격은 5억611만원에서 5억1019만원으로 0.80%나 급등했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최근 전세가율이 하락했지만 그 수치는 미미한 수준이라 전세가 안정세로 접어들었다는 것은 섣부른 판단"이라며 "송파 등 일부 역전세난 지역이 있지만 이사철 수요도 대기하고 있어 조금 더 시장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주택 전세가율이 하락하고 있다. 하지만 매매가격 상승폭이 더 높은데 따른 일시적 현상이어서 향후 전세가격 추가 상승이 예상된다. 사진/뉴스1
 
 
전세보다 매매가격 상승폭이 더 커지면서 향후 전세가격 상승폭이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 서울 주택시장의 경우 여전히 공급보다는 수요가 더 많기 때문이다.
 
현장에 있는 중개업소를 대상으로 전세 수요과 공급 비중을 조사한 KB국민은행 전세수급 동향조사에 따르면 8월 '수요가 공급보다 많다'고 응답한 비중은 70.8%로, 전달(69.8%)보다 오히려 1.0%p가 늘었다.
 
서울 성북구 길음동 길음뉴타운공인 관계자는 "전세난이 가장 심했던 지난해보다는 덜하지만 여전히 (전세)대기수요가 있어 전세물건이 나오면 바로 소진되고 있다. 전세가격은 지금도 세를 놓는 사람이 결정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임대인 우위의 전세시장이 지속되면서 매매가격 상승에 따른 전세가격 상승폭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전세의 경우 계약 시 기존 보증금을 유지하고 가격 인상분을 월세로 받는 반전세(준전세) 거래가 많아 세입자들이 체감하는 가계 부담은 더 늘 것이란 전망이다.
 
김준환 서울디지털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전세물건 증가나 수요 감소에 따른 전세가격 하락이 아니어서 매매가격 상승분 만큼 전세가격도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며 "전세의 월세 전환까지 더해지고 있어 임차인의 주거불안은 오히려 더 심각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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