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심수진기자]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이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브렉시트' 이후 두 번째 통화정책회의를 갖는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이번 회의에서 BOE가 7년 만에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등의 추가 부양책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일(현지시간) 마켓워치는 다수의 경제 전문가들이 오는 4일(현지시간) 열리는 BOE의 8월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 인하가 발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만약 이날 BOE가 금리 인하를 결정한다면 영국의 기준금리는 지난 2009년 3월 0.5%로 낮춘 이후 7년 만에 처음 조정되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지난 7월 통화정책회의에서도 기준금리 인하를 기대했으나 당시 BOE는 “아직 브렉시트에 따른 경제적 여파가 드러나지 않았다”며 금리를 동결한 바 있다.
다만 7월 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당시 대부분의 정책결정위원들은 “다음 회의에서 양적완화책을 선택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혀 이번 주 금리인하 가능성에 더욱 무게가 실리고 있다.
최근 발표된 영국의 경제지표도 BOE에 금리인하 압박을 주고 있다.
영국의 7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8.2로 2013년 초 이후 전월 대비 최대 하락폭을 나타냈으며 7월 소비자신뢰지수도 마이너스(-) 12포인트로 밀려 26년래 최대폭으로 떨어졌다.
또한 일부 기업들도 브렉시트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원 감축에 나섰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영국 경제가 경기침체(리세션)에 빠질 가능성도 전망되고 있다.
마켓워치는 “이 같은 상황에서 BOE는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않을 수 없다”며 “기준금리 인하는 매우 당연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제 시장은 BOE가 얼마나 공격적인 부양책을 펼칠 것인지에 집중하고 있다.
로이터 조사에 따르면 대부분의 이코노미스트들은 BOE가 기준금리를 최소 0.25%포인트 낮출 것이라고 내다봤으며 이들 중 절반 이상은 양적완화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들은 시중 은행들이 기업과 가계에 대한 대출 규모를 키울 수 있도록 대출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현행 3750억파운드 수준의 자산매입 프로그램도 250억파운드에서 최대 500억파운드까지 키울 것으로 예상했다.
앤디 할데인 BOE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큰 망치로 땅콩을 부수는 것 같은 공격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금리를 마이너스대로 내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샘 힐 RBC 캐피털 마켓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마이너스 금리는 은행의 수익성에 큰 여파를 줄 수 있는 만큼 카니 총재가 마이너스 금리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크리스틴 포브스 BOE 통화정책위원 역시 “확실하게 신뢰할 수 있는 견고한 수치가 나올 때까지 신중하게 결정하는 것이 좋다”고 주장했다.
영국 런던에 위치한 영국 중앙은행(BoE) 건물 전경. 사진/뉴시스·AP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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