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따 양성하는 벤츠 딜러 한성자동차·효성…"자존감 박탈에 자살하고픈 심정"
한성자동차·효성,판매 저조 영업사원 사지로 내몰아
2016-03-16 06:00:00 2016-03-16 06:00:00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의 딜러사들이 판매가 저조한 영업사원들을 왕따(집단 따돌림) 시키는식의 불이익을 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수입차의 경우 고가의 제품이다보니 매장을 방문했다가 구매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를 악용해 판매가 저조한 사원은 주말 매장 근무를 못하게 해 더욱 판매를 못하게 고립시키는 수법을 규칙이라고 시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소속 영업사원들의 불만과 정신적 고통이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벤츠 딜러 김슬퍼(가명)씨는 "가뜩이나 판매가 저조한 딜러에게 주말 당직까지 서지 못하게 한다는 건 회사를 나가라는 의미나 마찬가지"라며 "자존감 상실로 자살까지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적도 한두번이 아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벤츠 딜러 박우울(가명)씨는 "한성자동차와 효성은 판매량이 저조한 영업사원에게 주말 전시장을 근무 기회를 박탈하는 등의 불이익을 줘 영업사원들의 자존감을 떨어트리고 억압하고 있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한성자동차는 최근 석달간 7대의 차량을 판매하지 못한 딜러를 다음달 주말 당직에서 제외했다. 딜러의 주말 당직이란 주말 전시장에 상주하며 내방하는 고객들을 응대하는 근무를 말한다.
 
고가 브랜드 차량의 경우 딜러 서비스에 만족한 고객이 지인을 연결해 주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 고객과의 지속적 교류로 추가 영업을 할수 있는 기회를 빼앗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설명이다.
 
효성의 경우 한달에 1대의 차량도 판매하지 못한 딜러의 출근시간을 30분 당기고 퇴근시간을 30분 늦춘다. 또 세달동안 7대의 할당량을 채우지 못하면 다음달 당직에서 모두 제외된다.
 
이에 따라 일부 딜러들은 주말 당직권 박탈을 방지하기 위해 자비로 차량을 구입 후 손해를 보고 파는 등의 피해를 감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달 일정한 실적 유지하기 위한 궁여지책이다.
 
지난해 10월 국토교통위원회 종합 감사에서는 한 수입차 딜러의 자살사건이 언급되며 딜러 착취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자, 참석한 주요 수입차 국내 법인 대표들이 처우 개선에 대한 방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당시 국정감사장에는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벤츠코리아 대표도 참석했다.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딜러사의 경우 별도의 판매법인인 만큼 한국법인에서 운영방식에 대해 왈가왈부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성자동차는 2002년 벤츠코리아 설립 전부터 국내에서 벤츠를 판매해온 최대 딜러사다. 지난 1985년 벤츠 판매사업을 시작해 지난해 11월 누적판매 10만대를 달성했다. 올해는 전년 대비 두자릿수대 성장한 1만8000대를 판매 목표로 삼았다.
 
이는 벤츠코리아의 국내 판매 목표인 5만대의 36%에 해당하는 비중이다. 벤츠 뿐만 아니라 전체 수입차 딜러로서는 국내 최대 규모 서비스네트워크인 전국 12개 전시장과 13개 서비스센터를 구축하고 있다.
 
효성 역시 지난 2003년 벤츠 판매·서비스를 위해 '더클래스 효성'을 설립하고 아시아 최대 규모의 전용 전시장을 운영하는 메가딜러다. 서울 강남대로를 비롯해 송파, 안양, 분당 정자, 청주, 천안 등 6개 전시장과 8개 서비스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한편, 국내에 총 11개의 딜러사를 보유 중인 벤츠코리아 딜러십 중 양사가 차지하는 판매 비중은 절반 이상이다.
 
지난해 7월 개최된 한성자동차 30주년 모터쇼에서 관람객들이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한성자동차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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