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신약 파이프라인 확보나설 듯
2016-01-07 06:00:00 2016-01-07 06:00:00
한미약품(128940)이 지난해 글로벌 제약사와 약 8조원 규모의 신약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가운데 최대 1조원에 달하는 계약금을 어디에 사용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증권가와 업계에선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기 위해 M&A에 투자할 것으로 보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지난해 프랑스 사노피를 비롯해 5개 글로벌 제약사와 총 7조7000억원 규모 정도의 신약 기술수출 계약을 터트렸다.
 
사측은 "올해 1분기 안으로 최소 7000억원, 최대 1조원의 계약금이 유입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2014년 연결기준 매출액(7612억원)에 맞먹는 금액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344억원)의 20~30배를 한번에 벌게 된 셈이다.
 
막대한 계약금을 어디에 사용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계약금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으로 잡힌다. 계약금의 22%는 법인세로 내야 한다. 8000억원 정도 계약금이 유입된다고 가정하면, 1760억원 정도가 세금인 셈이다.
 
나머지 6240억원을 순이익으로 남기면 세금이 눈덩이로 불어나게 된다. 경상이익에 따른 법인세 10%를 추가로 내야 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업계에선 한미약품이 계약금을 임금인상, 배당, R&D 및 시설 투자 등 판관비로 사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판관비를 통해 재투자할수록 세금은 줄어든다.
 
M&A 가능성도 점쳐진다. 재무와 M&A 전문가인 김재식 전 대웅제약 경영지원본부장 전무를 한미사이언스 부사장으로 지난해 11월 영입해 이를 뒷받침한다. 한미사이언스는 한미약품의 지주사다. 김재식 전무는 삼일회계법인에서 2014년 10월 대웅제약으로 자리를 옮긴 뒤 2015년 5월 한올바이오파마 인수를 주도했다.
 
한미약품이 외부 전문가를 M&A 또는 신사업 확대에 활용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다만 규모를 키우기 위한 상위 제약사와 빅딜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한미약품이 R&D에 매진하는 제약사인 만큼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기 위한 M&A가 유력하다는 시각이다. 한미약품은 2014년에 무려 1500억원을 R&D에 쏟아부었고, 매출액 대비 R&D 비중도 20%대로 상승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미약품이 그동안 개발한 핵심 신약 파이프라인들은 대부분 해외 수출계약이 완료됐거나 개발이 진척됐다"며 "신약 R&D를 올해부터 새로 셋팅해야 할 정도로 신약후보물질 발굴이 시급한 상태"라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신약 파이프라인을 도입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특정 후보물질이나 제약 관련 신기술을 보유한 업체를 인수하거나 투자하는 것"이라며 "한미약품이 신약 물질을 확보하기 위해 국내외 업체를 대상으로 M&A를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한미약품 관계자는 "오픈이노베이션 사업 방향에 따라 신약후보물질 도입 및 M&A 등을 다각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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