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조선 최고(最高) 금속활자인 초주갑인자로 인쇄한 ‘자치통감’을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 문화재청에 지정·신청했다고 9일 밝혔다.
자치통감은 중국 북송시대 사마광(司馬光, 1019~1086)이 편찬한 중국의 역사서다.
전국시대인 주나라 위열왕 23년(BC 403년)부터 오대 후주 세종 현덕 6년(959년)까지 총 294권으로 구성됐다.
중국은 물론 조선에서도 널리 읽혔던 역사서인데 내용이 워낙 어려워 인명·지명·고사에 대한 주석을 달아 세종 18년(1436년) ‘초주갑인자’를 사용, 전 294권 100책으로 완성했다.
갑인자는 세종 16년(1434년)에 주자소에서 만든 금속활자로 조선 말기까지 6번 고쳐졌으며, 초주갑인자는 뒤에 만든 ‘개주갑인자’와 구별하기 위한 이름이다.
시가 보물 지정을 신청한 자치통감은 이 때 만든 권271-274의 1책으로 내용은 후량기(後梁紀) 6부터 후당기(後唐紀) 3에 해당한다.
전본이 매우 드물고 표지를 포함한 원형을 거의 유지하고 있어 문화재적 가치가 높다고 시는 설명했다.
현존하는 동일 판본으로 고려대, 국립중앙도서관, 국립중앙박물관, 규장각 등 모두 25책이 있지만 권271-274의 1책은 없다.
이들 25책 중 상당수가 보물로 지정돼 있다.
한편, 시는 1882년 간행된 목판인 흥천사 소장 ‘대방광원각수다라요의경판’을 서울시 유형문화재, 도봉산 천축사 암벽에 새겨진 19세기 ‘마애사리탑’을 서울시 문화재자료로 지정 예고했다.
대방광원각수다라요의경판은 당나라 때 북인도의 승려인 불타다라가 한문으로 번역한 것으로 흥천사가 가진 경판은 고종 19년(1882년) 8월에 감로사에서 간행한 것이다.
천축사로 올라가는 일주문 뒤편 암벽에 있는 2기의 마애사리탑은 사각형 몸체에 윗부분만 반원형을 그리고 탑 하부에 사각형 사리공을 마련해 봉안물을 넣은, 조선 후기 전형적인 마애비 형태를 따랐다.
강희은 시 역사문화재과장은 “서울시에 소재한 다양한 문화재의 가치를 시민들에게 알리고, 앞으로 서울시의 역사와 문화를 반영하는 유물들을 꾸준히 발굴해 제도적으로 보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문화재청에 국가지정문화재 신청한 자치통감.사진/서울시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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