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시행된 201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의 문항 및 정답에 대해 총 909건의 이의신청이 접수됐다. 1104건의 의견이 접수됐던 지난해보다는 다소 줄어든 수치다.
그러나 작년에 이어 2년 연이어 출제에 오류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논란이 되고 있다.
17일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시험이 끝난 직후부터 16일 오후 6시까지 이의신청을 받은 결과 국어 165건, 수학 31건, 영어 159건, 사회탐구 180건, 과학탐구 356건 등 총 909건의 의견이 접수됐다.
가장 이의신청이 많았던 문제는 70여건의 의견이 접수된 물리 I의 6번 문제였다. 수험생들은 이 문제의 보기에 제시된 선지 중 '정지에너지'라는 개념이 현재 교과과정에서는 다루지 않은 개념인 만큼 문제에 오류가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검인정제로 교과서가 여러 종으로 나오고 있는데 이 중에서도 일부 교과서에만 서술돼 있는 개념이 출제됐다는 것이다.
메가스터디 국어 강사 이원준 씨는 최근 수능 이의신청 게시판에 '국어(A형) 19번 문제오류 - 광자는 필요조건이 아닙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국어 A형 19번 문제에 오류가 있다고 주장했다.
19번은 '에벌랜치 광다이오드'를 소재로 한 기술 관련 지문을 제시하고 내용과 일치하는 보기를 고르는 문항이다.
지문에서는 '흡수층에 충분한 에너지를 가진 광자가 입사되면 전자(-)와 양공(+)쌍이 생성될 수 있다'고 제시됐고, 정답으로 제시된 2번 보기는 '에벌랜치 광다이오드의 흡수층에서 전자-양공 쌍이 발생하려면 광자가 입사되어야 한다'고 돼 있다.
이에 이씨는 "논리적으로 볼 때 지문의 진술은 개연적이지만 선택지는 지나치게 단정적이라서 지문으로부터 선택지를 타당하게 도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씨는 오류가 있는 수능 국어 A형의 19번을 전원 정답 처리해도 등급 커트라인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며 전원 정답 처리를 주장하고 있다. 이 문항은 정답률이 95%이므로 응시자 모두 정답 처리되더라도 0.1점 정도만 평균이 향상된다는 것이다.
이 문제 외에도 국어 영역에서는 A/B형 공통문항으로 사전 활용법을 묻는 14번 문항과 A형 30번(B형 20번) 문항에 대한 이의제기가 많았다.
평가원은 이의신청 내용을 심사한 뒤 23일 오후 5시 최종 정답을 확정해 발표한다. 이의신청과 관련 중대사항으로 판단되면 내외부 위원으로 구성된 이의신청심사위원회를 열어 별도로 심의한다.
앞서 2014학년도 수능에서는 세계지리 8번, 2015학년도 수능에서는 생명과학II 8번과 영어 25번 문항이 복수정답 처리되면서 2년 연속 출제오류 논란이 일었다.
201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다음날인 13일 오전 서울 서초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지를 확인하며 정답을 맞춰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다혜 기자 snazzy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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