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정비사업조합 공사·용역 계약에 전자입찰제를 도입한다.
11일 시에 따르면 전자입찰제 도입은 지난 6월 시가 발표한 ‘주거관리분야 공공혁신방안’의 일환으로 정비사업조합이 관행적으로 행하던 계약 등의 문제점을 뿌리 뽑기 위한 조치다.
그동안 조합이 협력업체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예정가격 없이 입찰 또는 계약을 하거나 용역비를 과다 책정하는 등의 비합리적 운영 사례가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특정업체가 개입해 용역 내용과 비용을 임의로 정하거나, 지명경쟁 방식을 악용해 조합과 사전에 약속된 계약을 체결하는 등 각종 용역 부조리도 빈번하다는 지적이 제기되어 왔다.
시는 이 같은 폐단을 방지하기 위해 조합이 도시정비법에 명시된 용역업체 선정을 제외한 기타 공사·용역업체를 선정할 때 조달청의 전자입찰 시스템인 ‘누리장터’를 사용하도록 했다. 앞서 지난 3월에는 ‘서울시 정비사업 예산회계규정’을 개정해 조합의 모든 공사·용역 입찰에 전자입찰을 도입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했다.
누리장터는 공사·용역의 입찰, 계약, 대금 지급 등 업체선정 전 과정을 전자적으로 진행하는 전자입찰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을 이용하면 용역비를 사전에 추정할 수 있어 업체가 제시하는 가격이 적정한지를 사전에 알아볼 수 있다. 또 장터에 등록된 모든 업체가 입찰에 참가할 수 있어 공개경쟁이 가능하다.
특히 나라장터에 등록된 모든 업체들이 입찰에 참가할 수 있어 공개경쟁에 따른 용역 품질 향상과 함께 사전결탁 등 용역 비리를 방지하는데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6월 강동구 길동 신동아3차 재건축조합이 누리장터로 진행한 결과, 최저가업체 투찰금액이 최고가 대비 6분의 1에 불과해 사업비 절감효과까지 거두었다.
시는 올해 조합이 자율적으로 전자입찰을 하도록 시범 실시한 후 관련 법과 조례를 개정해 모든 용역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진희선 시 도시재생본부장은 “정비사업을 둘러싼 많은 문제가 업체 선정과정에서 발생해왔다”며 “투명하고 자질 있는 업체가 적정 가격에 선정되면 그 이익은 조합원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진규 온라인뉴스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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